마케팅 앞장서고 상품 개발도 하는 '와이파이'

Cover Story - 우리카드

2030 주축…기업에 新바람 불어넣어
우리카드가 사내 아이디어 모임인 ‘와이파이(Why-Fi·사진)’를 통해 변화를 추진한다. 젊은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경영진이 받아 들여 조직문화, 마케팅, 상품개발 등에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카드 경영진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종로구에서 독거어르신 가정에 사과와 핫팩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이들은 직원들과 종로구 일대를 돌며 사과 배달에 나섰다. 이 활동은 와이파이 소속 직원들이 경영진에게 직접 제안해 추진됐다. 김성수 우리카드 전략기획부 과장(와이파이 회장)은 “연말의 의미를 담아 회사와 결연을 맺은 종로구 창신2동에서 ‘사과 배달 같이 해주세요’라는 요청에 경영진이 흔쾌히 응했다”며 “봉사활동을 벌이면서도 사장과 직원들이 다양한 분야에 관해 자유롭게 아이디어 교환을 했다”고 설명했다.와이파이는 지난해 2월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과 제안을 위한 혁신조직으로 꾸려졌다. ‘왜(Why)’라는 물음을 가짐과 동시에 무선인터넷처럼 회사의 모든 구성원을 자유롭게 연결한다는 뜻을 담아 와이파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20~30대가 이 모임의 주축이다.

계장부터 부부장까지 15명의 직원으로 꾸려진 와이파이 멤버들은 조직문화부터 상품개발에 이르는 다양한 의견을 경영진에게 직접 전달한다. 와이파이 구성원들이 매주 목요일에 모여 공유하는 아이디어를 분기에 한 번씩 임원 회의에서 발표하는 식이다.

김 과장은 “정원재 사장이 지난해 초 부임한 뒤 소통을 강조하며, 젊고 빠르고 생동감 넘치는 조직을 만들어보라고 제안한 것이 와이파이가 결성된 계기가 됐다”며 “기존의 방식을 벗어난 상품, 마케팅, 조직문화 등에 대한 연구와 제안을 통해 회사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모임”이라고 설명했다.와이파이는 작년 한 해 우리카드의 경영과 변화에 도움이 될 트렌디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여행특화상품과 중소가맹점을 활용한 마케팅 아이디어가 대표적이다. 박정은 우리카드 계장은 “일본 등 여행지에서 일정액을 결제하면 항공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여행특화상품 아이디어가 경영진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이를 계기로 와이파이 구성원 전원이 디자인, 네이밍, 상품서비스 등 신상품 개발 프로세스에 참여해 상품개발팀과 협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다수 경쟁 카드사들이 제휴하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차별화된 제휴처를 발굴하자는 제안도 마케팅에 실제로 반영됐다”며 “푸하하크림빵 등 서울 연남동에 있는 자영업자들과 손잡고 펼친 할인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박훈정 우리카드 계장은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진이 멤버들이 고민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했던 내용을 공감할 때면 보람을 느낀다”며 “소비자들이 우리카드를 젊고 트렌디하다고 느끼게 하는 아이디어를 올해도 계속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