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호선 개통"…천지개벽 임박한 부평 일대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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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7호선, 부평에서 2개역 개통 예정낙후된 주택가 밀집지역이었던 인천 부평구 산곡동 청천동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재개발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데다 지하철 7호선 개통이 내년으로 바싹 다가와서다. 부평의 시세를 주도했던 지역은 주공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삼산동과 부평구청역 주변의 새아파트였다. 하지만 7호선 개통이 임박하면서 산곡동 일대에 새 아파트 입주권은 웃돈(프리미엄)이 붙었고, 기존 아파트들도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일부 지역주민은 매수 세력들이 급격히 몰려 들면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부평 리딩아파트, 산곡·청천동으로 이동
현지 주민들 "이러다 조정대상지역될라" 우려
◆예비 역세권 아파트, 시세 상승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산곡역 예정지와 가까운 '부평아이파크'는 분양권에 3000만~4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2017년말 분양된 이 단지는 2개동의 256가구 밖에 안되지만, 초역세권이 장점으로 부각돼 가격이 상승중이다.분양당시 전용 69㎡는 3억7000만원대, 84㎡는 4억2000만원대에 분양됐다. 지난해 거래된 69㎡는 4억1300만원에 거래됐고 84㎡는 4억5000만원을 넘였다. 호가로 나온 분양권들은 5억원 안팎까지 올랐다.
부평 내에서 시세를 주도했던 이른바 '리딩아파트'도 7호선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존에는 부평구청과 가까운 '부평 래미안'이었다. 전용 84㎡ 기준으로 지난해 매매가가 5억원 정도에 형성된 상태엿다. 하지만 작년부터 산곡동 청천동 일대에서 아파트 시세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산곡 푸르지오의 전용 84㎡ 매매가는 4억9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5억2000만원의 매물이 등장했다.인천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1월 기준으로 지하철 7호선 인천 석남 연장선 개통 공사의 공정률은 83%다. 부평구청역까지 운행되는 7호선은 내년에 연장되면 산곡역(가칭, 예정)과 석남역 등 2개역이 신설된다. 석남역은 인천지하철 2호선과 환승역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인천 원도심에서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예비 역세권 일대에서는 기대감과 경계심이 동시에 번져 있다.산곡동의 A공인중개사는 "지하철 개통은 말할 것도 없고 산곡동 일대에 재개발 아파트들이 줄줄이 들어서게 되면 주변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부평구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심정비사업은 36개에 달한다. 이중 산곡동 일대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만도 9개다.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셈이다. 여기에 부평 내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산재된 것과 다르게 산곡동 일대의 9개 구역은 인접해 붙어 있다. 9개 구역의 개발이 마무리되면 1만5400가구의 새 아파트들이 들어서게 된다. 서울의 뉴타운에 버금가는 규모가 될 것이라는 게 현지인들의 얘기다.
또다른 B공인중개사는 "36개 구역 중에서 80% 이상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상태"라며 "인천이 그동안 신도시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앞으로는 서울과 같이 도심 주택시장이 주도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산곡역 주변 대규모 재개발 진행중…1만5400여 가구 새 아파트 기대실제 부평구에서는 전체 아파트수(9만2831가구)에서 10년이 초과된 주택이 전체의 93%를 차지한다. 특히 산곡동의 노후주택은 97%에 이른다. 이처럼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과 대규모 교통호재까지 맞물리다보니 신규 분양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도 높다.
쌍용건설이 18일 모델하우스를 여는 '쌍용 더 플래티넘 부평'은 산곡2-2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다. 전체가 811가구 규모이며 이 중 408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이용국 쌍용건설 분양소장은 "부평구 내 유일한 사립인 한일초를 비롯해 산곡초, 산곡중, 인천외고, 세일고 등 학군들이 대거 포진된 지역이다"라며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6개월뒤 분양권 거래가 자유롭고, 중도금 대출 60%까지 가능하다보니 신혼부부나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이번에 분양되는 쌍용 더 플래티넘 부평을 시작으로 빠르면 연내에 후속 분양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인접한 산곡 2-1구역이 속도를 내고 있으며, 분양 물량은 아니지만 청천 2구역도 관리처분인가까지 마친 상태다. 이러한 분위 속에서도 우려는 있다. 호재를 타고 시장이 과열이 될까봐서다. 인천은 비규제지역으로 작년부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매가 3년 동안 안되는 검단신도시에는 청약이 저조한 것도 이러한 반증이라는 해석이 있다. 상대적으로 6개월의 제한만 있는 지역에서는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지에서도 이러한 과열을 경계하고 있다. 노후된 아파트에 비하면 시세상승이 당연하지만, 투기 세력이 몰릴까봐서다. 청약·분양권 전문가 박지민씨( 필명 월용이)는 "인천 부평은 서울과 가깝고 인프라도 풍부한 비규제지역이지만, 노후된 아파트의 교체 수요가 많은 지역"이라며 "새 아파트를 노리는 대기수요가 많은 것으로 추측되는 만큼 과열우려도 동시에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인천=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