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후순위채권 6000억 발행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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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본사 인수조건…유사시 소멸SC제일은행이 5000억원의 배당과 6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하기로 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천억 배당으로 낮아지는 자본비율
높이기 위한 차원…ROE도 개선
"본사, 투자금 회수 나서나" 관측도
SC제일은행은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인수하는 조건으로 10년 만기 원화 후순위채권을 발행하고, 올해 중간 배당금으로 5000억원을 지급하는 자본구조 개선 결의안을 승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은 앞으로 부실금융기관 지정 등 유사시 채무 상환 의무가 소멸되는 ‘상각형 조건부 채권’으로 주식처럼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오는 28일 발행되는 전액을 SC그룹이 인수하기로 했다.SC제일은행은 자본구조가 보통주자본 위주로 구성돼 있어 이처럼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5000억원의 중간배당을 하면 자기자본이 감소하게 된다. 우선 배당금 규모가 순이익을 웃돌아 자기자본이 줄게 된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200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연간 기준으로도 3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줄어드는 자기자본은 후순위채권으로 만회한다는 것이 SC제일은행의 전략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자본구조가 바뀌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현재 15%대에서 16%대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더불어 SC 본사가 중시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높아진다고 SC제일은행은 설명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이와 함께 “한국에 대한 SC그룹의 투자 확대도 이루게 됐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의 100% 주주인 SC 본사가 배당금으로 받는 돈은 5000억원이지만 후순위채를 인수하는 규모는 6000억원이기 때문이다. 금융계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SC 본사의 투자금 회수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C제일은행은 2014년에도 1500억원을 중간배당금으로 지급했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안상미/정지은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