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위원장 "정부 신뢰 없는 한 경사노위 참여 부적절"

기자간담회서 부정적 입장 밝혀…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난항 전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의 위원장이 18일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김호규 위원장은 이날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등을 거론하며 "정부의 이런 흐름으로 노·정관계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경사노위 참여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노조를 중심으로 한 금속노조는 조합원이 18만여명으로, 민주노총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조직력도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속노조 위원장이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민주노총이 28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김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개악과 최저임금 제도 개악 두 가지를 철회하는 조건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정 교섭을 정례화하며 신뢰를 쌓는 과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 현재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문제에 대해 "반대와 찬성의 이분법적인 논쟁으로 바라보기에는 복잡한 문제"라며 "중요한 것은 정부와의 신뢰 관계"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를 끌어내려면 신뢰 구축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김 위원장은 경사노위에서 금속노조와 직결되는 자동차·조선 업종별 위원회 구성이 지지부진한 점도 문제로 거론했다.

경사노위는 산하에 금융, 해운 등 업종별 위원회를 발족해 가동 중이다.

그는 "해운, 금융, 보건, 공공 등 업종별 위원회는 구성하는데 금속노조에 해당하는 것은 없다"며 "(자동차, 조선 등의) 업종별 위원회를 하겠다는 구체적인 게 있어야 하는데 '애드벌룬'만 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김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해 금속노조와 큰 관련은 없는 문제"라며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는 것은 우리만의 요구로 투쟁한다는 매도를 당하기 싫고 중소·영세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하더라도) 정규직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으로 다 보호받을 수 있다"며 "조직돼 있지 않은 노동자는 문제가 훨씬 크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