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2차 회담 개최국 정해졌지만 나중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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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과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만남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국을 정했지만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면담에 대해선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만남”이라고 자평했다.
비핵화 관련 매우 많은 진전 이뤄내”
베트남이 유력 개최지로 꼽혀
트럼프 트윗은 여전히 ‘침묵’
김영철도 1차 방미와 달리 외부 활동 최소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는 2월 말쯤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이미 특정 국가를 선택했지만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또 “김정은이 나와 만나길 매우 고대하고 있고, 나 역시 김정은과 만나고 싶다”며 “언론에 보도되진 않았지만 우린 비핵화와 관련해 매우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개최국은 베트남이다. 수도 하노이와 유명 휴양지 다낭 중 한 곳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낮 12시15분께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김영철과 약 90분간 면담했다. 새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사람의 면담이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의 면담이) 생산적이었다”며 “북·미 간 대화를 계속할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볼 때까지 대북 압박과 제재를 계속하겠다”고 덧붙여 당분간 대북제재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여전히 ‘침묵’ 중이다. 그는 김영철로부터 김정은의 친서를 받은 후에도 해당 사실을 공표하지 않았다. 김영철과 백악관에서 나란히 찍은 사진이나 영상조차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말 김영철의 1차 미국 방문 당시 김정은의 친서 봉투를 들고 김영철과 함께 서서 찍은 사진을 트윗으로 올렸던 것과는 전혀 다른 태도다.
김영철 역시 이번 두 번째 방미에선 외부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면담한 걸 제외하면 사실상 이틀 내내 숙소인 듀폰서클호텔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그가 19일 오후 항공편으로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2박 3일 일정 중 공식 만찬 회동은 없는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과 지난 18일 숙소에서 90분간 오찬을 함께 한 게 전부다. 1차 방미 당시 뉴욕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맨해튼 야경이 한 눈에 보이는 초고층 빌딩에서 만찬을 하며 비교적 대외 활동을 많이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차이점들을 볼 때 미·북 모두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선 이벤트보단 실질적 성과를 조금이라도 얻어 낼 수 있는 실무협상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비핵화 관련 실질 조치를 끌어내려는 미국과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에 중점을 두는 북한 간 의견차가 어떻게 좁혀질지 주목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