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사설 "2차 정상회담 개최는 김정은의 전술적 승리"

"일방적 양보하고 얻은 것 없는 1차 회담 재판 우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의 오랜 답보 상태를 끝내고 내달 말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가운데 이러한 외교적 대화 재개는 사실상 김 위원장의 '전술적 승리'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의 위험성'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WP는 이번 2차 회담이 일방적으로 양보하고 얻은 것은 없는 작년 6월 1차 회담의 재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P는 "1차 회담 이후 미국 관료들이 북한에 핵탄두 및 핵시설 목록을 제공해 핵무기 포기의 진의를 보여달라고 압박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 세례'를 퍼부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협상한다는 의도를 명백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짚었다.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1차 회담 때 즉흥적으로 한미군사훈련 중단이라는 중대한 양보를 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은 이번 2차 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조종해 제재 완화나 종전선언, 심지어 주한미군 철수 등과 같은 새로운 양보를 얻어내길 바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빛 좋은 개살구'(fool's gold)처럼, 내실 없이 보기에만 그럴듯한 조치를 제시하며 '잘 속아 넘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값비싼 양보'를 얻어내려 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국무장관 같은 보좌진들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분별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만류해야 한다.북미 회담이 재개된 것은 분명히 반겨야 할 일이지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WP는 현재로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어떤 징후도 없다면서 비핵화 전망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올초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서도 더 이상 핵무기를 실험·생산·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지만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확실한 약속은 하지 않았다고 평가절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