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풍자한 'SKY 캐슬' 돌풍, 시청률 22%…케이블TV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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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인기행진…tvN '도깨비' 최고기록 제쳐JTBC 금토극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이 역대 비지상파(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2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방송한 이 드라마 18회 시청률은 전국 22.3%(유료가구)로 tvN ‘도깨비’(2016~2017)가 보유한 비지상파 최고기록 20.5%를 깼다. 시청률은 첫 회 1.7%로 시작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22%대까지 폭등했다. 시청률 기록경신뿐 아니라 온·오프라인에서 회자하는 강도와 빈도도 ‘역대급’이다.초반 입시 전쟁을 풍자해 눈길을 끈 뒤 주요 인물들이 사망하고, 이와 관련한 비밀을 푸는 추리 요소가 더해지면서 인기가 솟구쳤다.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하면서 온라인에서는 시청자끼리 추측한 내용이 ‘스포일러’라는 이름으로 돌았고, 급기야 대본 유출 사태까지 벌어져 제작진이 수사를 의뢰했다.
우리 사회 대학 입시의 과열 양상을 실감 나게 그려내면서 상류층의 과도한 사교육을 신랄하게 풍자한 게 주효했다. 사회문제를 정면으로 고발하는 방식보다는 블랙코미디 양식을 도입해 부담 없이 즐기도록 배려했다. 상류층의 거주 공간을 마치 궁궐처럼 그려냈고, 차민혁(김병철 분)이 캐슬 주민들과 독서 토론을 하며 피라미드 조형물을 들고 자식들에게 ‘계급론’을 펼치기도 한다.
추리와 서스펜스는 극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당기는 역할을 했다. 초반 아들을 서울대 의대에 보낸 캐슬 주민 이명주(김정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를 한서진(염정아)의 시선에서 풀어가게 만들고, 이 과정에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의 정체, 과외교사 혜나의 친부 문제와 의문의 죽음 등을 뒤섞어 궁금증을 자극했다.흥미롭고 다채로운 캐릭터도 흥행에 한몫했다. 한서진 역 염정아를 필두로 이수임(이태란), 노승혜(윤세아), 진진희(오나라), 김주영(김서형) 등이 각기 다른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준다. 그 중심에 ‘쓰앵님(선생님)’과 ‘어머니,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염정아와 김서형이 있다.
염정아는 ‘엄마라는 이름의 욕망’을 대변했다. ‘선지집 딸’로 ‘천한’ 출신이라고 시어머니로부터 구박받았던 것을 만회하려는 듯 딸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는 데 과도하게 집착한 캐릭터다. 김서형은 특유의 무표정과 절제된 대사 톤으로 베일에 싸인 입시 코디네이터를 연기해 신비스럽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캐릭터들이 과장되지만 결코 허구만은 아닌, 사실적인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며 “드라마가 비현실적이라고 누구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실감 난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