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보미, 도서관 사서를 '뉴딜 일자리'라는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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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920억 '서울형 뉴딜일자리' 사업서울시가 기업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 1명에게 월 최대 215만원을 지급하는 ‘서울형 뉴딜일자리 사업’ 참여자 5450명을 선발한다고 20일 밝혔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사업이 취업과는 관계없는 일회성 복지사업으로 채워져 논란이 되고 있다.
기업 취업 연계한다고 해놓고..복지사업으로 대부분 채워
취업 스터디 동아리 활동만 해도 시급 1만원 지급
5년새 사업규모 200억원에서 1000억원 가까이 뛰어
서울시에 따르면 뉴딜일자리 사업 참여자는 시가 지정한 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난 뒤 시청 또는 산하기관, 구청 등에서 일할 수 있다. 교육비는 전액 서울시가 제공한다. 일하는 동안엔 ‘서울형생활임금’으로 시급 1만148원을 받는다. 전일제 또는 시간제 근로도 참여자가 택할 수 있다. 공무원을 제외한 서울시 관련기관 종사자에게 적용하는 서울형생활임금은 최저임금에 지역 물가를 감안해 더한 시급이다. 지난해(9220원)보다 10% 올랐다.서울시 관계자는 “구직자들이 참여하는 스터디, 동아리 활동과 서류제출 및 면접 등 구직활동도 근무시간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리 활동 1시간을 해도 시급 1만여원을 주겠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2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129개 사업에 걸쳐 1005명을 1차로 선발한다. 서울시는 올해 이 사업 예산으로 920억원을 쓸 예정이다.
세부사업을 보면 ‘뉴딜’ 명칭에 어울리지 않는 전통적 복지사업이 대다수다. 아동돌봄교사, 여성안심보안관, 임대주택거주민상담사 등 63개 사업에 걸쳐 1165명을 뽑는게 대표적이다. 사회복지사의 업무를 그대로 ‘뉴딜일자리’로 명시한 셈이다. 부모대신 병원동행 지원사업(일명 엄마손 돌봄 활동가), 결혼이주여성 지도사, 독거어르신케어매니저, 방문복지코디네이터 등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작은도서관 사서’, ‘구립도서관 북소믈리에’도 뉴딜일자리로 분류했다.
서울형 뉴딜일자리 사업비는 2015년 203억원에서 올해 920억원으로 4년만에 규모가 5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예산심의과정에서 “일 경험을 축적할 수 없는 단순 사무업무가 많고 취업 연계 효과를 알 길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예산규모는 아랑곳하지 않고 매년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가 올린 예산안은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대부분 그대로 통과시키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A수석전문위원은 “막대한 재정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지적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