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헬스케어 로봇 등 내놓고 로봇시장 진출 선언

기업들 올해 생존전략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삼성전자는 2019년을 ‘초일류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시작점’으로 삼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50년간 글로벌 정보기술(IT) 역사의 한 부분에 불과했다면 다가올 50년은 중심이 되자는 다짐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IT산업의 중심’이 되는 방법으로 △혁신 기술로 신성장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실패를 격려하는 문화를 조성하며 △신기술에 대한 도전과 투자로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자고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로봇을 선정했다. 지난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6종을 선보이며 로봇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삼성봇’으로 이름 붙인 3종은 움직이는 로봇 형태다. 삼성봇 케어는 실버 세대의 건강과 생활 전반을 챙겨주는 로봇이다. 사용자의 혈압, 심박, 호흡, 수면 상태를 측정해 주고 복약 시간과 방법에 맞춰 약을 먹었는지도 관리한다. ‘삼성봇 에어’는 부엌 등 공기 질이 나빠진 곳을 스스로 찾아가 정화하는 기능을 갖췄다. ‘삼성봇 리테일’은 쇼핑몰과 음식점을 위한 로봇이다. 상품을 추천하고 주문을 받으며 음식도 나른다.

나머지 3종은 몸에 장착하는 웨어러블 기기다. 이름은 ‘젬스(GEMS)’.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했다. ‘젬스-힙’을 고관절 부위에 착용하고 걸으면 평소보다 20% 정도 힘을 덜 써도 된다. ‘젬스-니’는 일어서거나 계단을 오를 때 30㎏ 이상 체중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젬스-앵클’을 발목에 착용하면 10% 정도 빨리 걸을 수 있다.삼성전자의 미래 전략은 CES 2019에 마련한 삼성 전시관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삼성전자는 참가 업체 중 가장 넓은 3368㎡를 첨단 IT 기기들로 채웠다. 삼성관을 관통하는 주제는 ‘초연결 사회’. 5세대(5G) 이동통신과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를 기반으로 삼성이 보유한 광범위한 제품들을 하나로 묶어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 5G 스마트폰을 내놓고, 세계 곳곳에 삼성이 개발한 5G 네트워크 장비를 깔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5G 네트워크 장비는 업계 최초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인증을 받았다.

빅스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글, 아마존, 애플 등과의 협업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구글과 아마존의 AI 플랫폼을 TV, 냉장고, 휴대폰 등 삼성전자의 IT·가전 기기와 연동하는 방식이다. 애플과는 삼성전자 TV에 ‘아이튠즈 무비&TV쇼’(비디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적용하는 데 합의했다.삼성전자는 전장(전기·전자장치) 자회사인 하만과 함께 공동 개발한 디지털 콕핏(차량 앞좌석 모형물)을 빅스비와 연결해 AI는 물론 전장 경쟁력도 함께 끌어올리기로 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