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손혜원 설전 격화…"투기의 아이콘" vs "배신의 신공"

목포를 지역구로 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의원 간 설전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박 의원은 21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 의원에 대해 "투기의 아이콘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언론이 (손 의원이 매입한 목포 부동산이) 9곳이라고 했을 때까진 금액이 얼마 되지 않아 투기라 보지 않았다"고 밝힌 뒤 "그러나 (사들인 부동산이) 30여채에 가까워진다면 국민은 투기라고 생각하지, 선의로 생각하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손 의원의 부동산 매입에 대해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의 경우 아무리 구입 목적이 좋아도 과정이 합법적이어야 한다"며 "상당 부분 불법적 요소가 나타나고 있어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이 전날 회견에서 목포 서산온금지역 재개발 문제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함께 받자고 한 것에 대해서는 "나는 검찰 수사를 받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손 의원이 내게 의혹을 제기해 필요가 있다면 나가서 받겠다"고 말했다.손 의원이 자신을 '저격'했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일일이 답변할 필요 없다"며 "그런 정치적 문제에 대해 손 의원과 싸울 군번도 아니고 싸우고 싶지도 않다"고 답했다.
이에 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박 의원을 겨냥해 "강 건너에 아파트 하나 소지해 본 적이 없는 제가 어딜 감히 다선의원이시며 대통령 비서실장에 장관까지 역임, 일생을 통해 불세출 배신의 신공을 보여준 진정한 배신의 '아이콘'과 견주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손 의원은 "(박 의원은) 문재인 당 대표 배신하고 나가서 당 만들고, 안철수 후보 대선 끝나자 바로 배신해 총을 겨눴다"며 "어디 이뿐이겠느냐"고 덧붙였다.그는 "'아이콘' 정도 얘기 들으려면 인생을 통한 한 분야의 경력이 충분히 쌓여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며 "그분(박 의원)의 '아이콘'급 배신 경지 정도 경력은 쌓아야 어느 분야든 '아이콘'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비꼬았다.

손 의원은 전날 민주당 탈당을 발표한 기자회견에선 "국민이 더는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이자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다면, 제가 생각하는 도시재생의 뜻이 있는 후보의 유세차에 함께 타겠다"며 박 의원을 공격했다.

박 의원은 지난 16일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했으나 손 의원의 지인들이 매입한 부동산 수가 점점 늘어나자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복덕방을 개업했어야 옳다"며 비판을 시작했다.손 의원도 이에 대해 "SBS, 중흥건설, 조합 관련자들 그리고 박지원 의원님 검찰 조사 꼭 같이 받자", "저 같은 듣보잡 초선 의원 하나만 밟으면 그곳에 아파트 무난히 지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느냐" 등의 글로 박 의원을 향한 비난에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