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PK로·황교안 TK로…당권주자 경쟁 가열에 견제도 심화

한국당 당권 레이스 본격화
홍준표 "밥지어 놓으니 숟가락 올려"…오세훈 "洪, 지방선거 대참패"
김병준, 전대 출마에 "무시할 수 없는 의견 고민"…황교안 비판적 시각도

자유한국당의 당권 레이스가 본격 점화됐다.유력 당권 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PK(부산·경남)를,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TK(대구·경북)를 각각 찾아 선거 운동의 첫발을 뗀 것이다.

특히 당권 주자들은 이날 서로에 대한 날선 공방을 주고받아 본격적으로 '전당대회 시즌'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오 전 시장은 첫 일정으로 경남 창원에 있는 한국당 경남도당을 찾았다.오 전 시장은 경남도당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문재인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이 바로 부산·경남 지역"이라며 "국가가 잘 가고 있는 산업에 이데올로기를 들이대 산업을 붕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오 전 시장은 다른 당권주자에 대해 자신의 우위를 은근히 강조하거나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황 전 총리에 대해 "선거 운동 기간 그분의 비전이나 정치적 역량이 검증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우열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또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선 "이번 전대는 (홍 전 대표가) 6·13 지방선거에서 대참패한 뒤 물러나 치르는 것"이라며 "당원이나 유권자들이 충분히 감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도 "전대 준비를 위한 비대위원장 본인이 직접 출마한다면 많은 당원이 혼란스러워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대구상공회의소 방문으로 전대 선거 운동을 개시했다.황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대구 경기가 다른 지역보다도 특히 더 어렵다고 듣고 있다"며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할 때 투자는 물론이고 생산이나 소비가 모두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실종되고 있고, 민생은 파탄 지경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자유 우파가 힘을 합쳐 나라의 어려움을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는 이어 대구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여성정치아카데미 신년교례회에 이어 경북도당에서 열리는 주요 당직자 회의에도 참석한 뒤 오후에는 부산시당 당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후 부산 유엔기념공원 헌화 일정을 추가했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은 6·25 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유해가 안장된 공원묘지로, 안보를 최우선시 하는 보수의 대표 주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차원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무엇보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오 전 시장은 이날 오후 6시 부산시당을 찾을 계획이어서 양측이 만날 수도 있다.
홍준표 전 대표의 '페북 정치'도 본격화됐다.

홍 전 대표는 전날 황 전 총리의 병역 면제와 관련해 철저한 검증을 강조한 데 이어 이날에는 "밥 지어 놓으니 숟가락만 들고 덤비는 사람들을 보니 기가 막힌다"며 한국당 당권 주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여기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제가 무시할 수 없는 의견들이 많이 제시돼 그 문제를 놓고 지금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나아가 황 전 총리에 대해 "당의 성격이 어떻게 규정되느냐, 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놓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아무 걱정이 없다고 하기에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여러 의원의 고민이 있고, 그 고민이 무조건 틀렸다고 이야기하지 못하겠다"면서 우회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정우택 의원도 21∼22일 부산·양산·대전을 잇달아 방문하는 일정으로 당권 행보에 나섰다.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김진태 의원도 대구 여성정치아카데미 신년교례회에 참석하며 선거운동을 본격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