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중서부 혹한에 "약간의 지구온난화 나쁘지 않아"

또 기후변화 조롱…전문가들은 '기후'와 '날씨'는 다르다고 반박
평소 '기후 변화는 사기'라는 주장을 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 중서부에 이례적인 한파가 불어닥치자 또다시 지구온난화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조롱했다.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미국의 많은 지역이 엄청난 폭설과 기록적인 한파에 고통받고 있다"며 "지금은 구닥다리 지구온난화를 조금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 조심하고, 집 안에 있도록 하라"는 '조언'을 했다.

최근 미국 중서부에 폭설과 강풍, 혹한을 동반한 겨울 폭풍이 몰아쳐 미국 국립기상청은 지난 18일 해당 지역에 겨울 폭풍 경보를 내렸고, 캔자스 주지사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이례적인 한파에 도로가 얼어붙고 항공편 운행이 취소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파를 계기로 지구온난화 우려를 조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7년 12월 트위터에서 미 동부 지역 혹한과 관련해 "우리가 예방하려고 수조 원을 내려 했던 그 옛날 지구온난화를 아마도 조금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고, 작년에도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된 거냐?"라고 비아냥거렸다.지난해 11월에는 기후 변화로 초래될 경제적 타격과 인적 피해 등을 경고한 연방정부의 '기후 변화 보고서'마저 묵살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 사회의 합의인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도 지난해 6월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트럼프의 발언이 과학적 사실과는 배치된다고 지적했다.기후(climate)와 날씨(weather)는 엄연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연방정부가 펴낸 '기후 변화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어느 하루, 또는 일주일 정도의 극한 기온에 의해 부인할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한파가 엄습했다고 해서 기후 변화, 즉 지구온난화가 현실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뚜렷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이 섭씨 5도(화씨 9도)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내에서 매년 기후 변화로 입는 경제적 피해는 수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 남동부 지역에서 무더위로 인해 손실을 보는 노동 시간이 2100년까지 연간 5억 시간에 이를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연방정부는 수백 명의 정부 및 외부 과학자들이 진행한 지구온난화 예측 보고서를 4년에 한 번 발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