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플랫폼이 캠스터디로 입소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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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랑혁 구루미 대표‘캠스터디’란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찍어 공유하는 스터디를 의미한다. 노트북·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공부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찍어 스터디원과 공유하면 된다. 학원비와 스터디룸대여비가 부담스러운 ‘방콕’ 수험생들에게 인기 있는 스터디 방식이다. 캠스터디를 구하는 글에서 자주 나오는 이름이 있다. ‘구루미’다.“구루미가 공부하는 사람들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18일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만난 이랑혁 구루미 대표는 학사부터 박사까지의 전공이 제각각이다. 학사는 천문학, 석사는 경영학, 박사는 컴퓨터공학을 공부했다. 그는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을 하다보니 달라졌다”며 “그래서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에 닿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원래는 화상회의 전문 회사
취준생‧공시생 사이에서 캠스터디용 프로그램으로 입소문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할 것"
원래 이 대표는 웹 브라우저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음성·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인 ‘WebRTC(Web Real-Time Communication)’를 활용하고자 2015년 9월 창업했다. 구루미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화상회의·화상교육이 주된 사업 모델이었다.
이 대표는 “외부 회의 다녀올 때마다 길에서 버려지는 시간들이 너무나 아까웠다”며 “근로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에 업무의 효율성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을테니 화상회의 시장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창업 계기를 밝혔다. 실제로 구루미는 화상회의 솔루션 등을 판매해 얻는 수익이 90% 이상이다.그러던 와중에 그는 2017년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루미를 활용하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그는 “처음에는 아무 말 없이 공부하는 영상이 무엇인지 이해하지도 못했다”며 “찾아보니 그게 캠스터디였다”고 털어놓았다.변신은 빨랐다. 구글의 행아웃, 어피어인, 스카이프 등 수많은 화상채팅·화상회의 프로그램들 중에서 구루미가 빠르게 인기를 얻은 것은 캠스터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영상 송출 정도만 가능한 다른 영상 관련 프로그램과 달리 구루미는 시험 디데이 설정, 누적 공부시간 기록, 응원메시지 전송 등 캠스터디에 필요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언제 어디에서나 접속할 수 있는 높은 사용성도 입소문에 한몫했다. 윈도우·맥OS·안드로이드·ios 등 모든 운영체제에서 접속 가능하다. 여기에 접속 주소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된다.이 대표는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상 플랫폼에 걸맞은 부가 기능도 구상중이다. 약간의 수수료를 받고 강사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구루미 내에서 바로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기능도 고려하고 있다.
2017년까지 4만명에 불과했던 구루미의 누적 사용자수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캠스터디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현재 22만 7000명이 됐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BTC인베스트먼트에서 5억원, 은행권청년창업재단으로부터 1억원을 투자받았다. 투자금은 모바일 앱 안정화와 캠스터디를 위한 추가 기능 설치에 사용할 계획이다.구루미는 올해 누적 사용자수 100만 명을 목표로 한다. 주 52시간제 정착이 호재다. 퇴근 후 자기계발을 시작한 직장인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 수요까지 합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그는 “유튜브에서 ‘studywithme’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캠스터디 영상이 뜨는데 그 중에서 해외 영상도 상당수다”며 “한국어와 영어로만 서비스중인데도 이미 중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에서 접속하는 이용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서서히 다른 언어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대표에게는 구루미로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6살 난 아들이 구루미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