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외교특보에 임종석 위촉…퇴임 12일만에 '컴백'

대통령 신임 여전 재확인…靑 "한-UAE 신뢰 공고히 해 국익수호 기여할 것"
이라크특임 외교특보에는 한병도…한·이라크 우호재단 이사장 역임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아랍에미리트(UAE) 특임 외교 특별보좌관을 신설하고 임종석(54)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촉했다.임 신임 특보는 문재인정부 청와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아 지난 8일 자정 부로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바통을 넘기고 20개월의 임무를 마치고 퇴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임 특보는 대통령 비서실장 재직 시 UAE 대통령 특사로 방문하는 등 UAE 특임 외교특보로서 양국 간의 신뢰와 협력관계를 공고히 해 우리나라 국익수호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임 특보는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통합당 사무총장,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을 거쳐 현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해 정무역량과 통찰력이 탁월하며, 외교·안보 분야를 비롯한 국정철학 전반을 꿰뚫고 있다"고 설명했다.임 특보는 UAE 특임 특보를 맡게 되지만, 비서실장 재임 당시 남북관계 해빙 무드를 조성하는 데 일조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과정에서 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김 대변인은 "UAE와 돈독한 우호 관계를 형성해온 분이어서 향후 UAE와의 여러 가지 정치·경제적 현안에 대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UAE 바라카 원전과 관련한 군사지원 문제 등을 다룰 수도 있다는 일각의 시선에 김 대변인은 "군사적 문제는 이미 양국 간 해결됐고, 나머지 여러 경제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임 특보는 비서실장 당시인 2017년 12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해 모하메드 왕세자를 만나는 등 과거 정부에서 원전을 수출하면서 긴밀해졌다가 군사지원 문제 등을 둘러싸고 소원해진 관계를 복원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를 계기로 왕세자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방한해 문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양국 관계는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퇴임한 비서실장을 2주도 채 되지 않아 다시 곁으로 부른 것은 무엇보다 임 특보에 대한 신뢰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의 연착륙에 크게 기여한 데다 소통을 토대로 한 장악력으로 문 대통령 임기 초반 3분의 1을 비교적 잘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노영민 비서실장 인사로 청와대가 친문(친문재인) 색채를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청와대는 다 대통령의 비서들이기 때문에 친문 아닌 사람이 없는데 더 친문으로 바뀌었다고 하면 물러난 임종석 전 실장이 아주 크게 섭섭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임 특보는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서울 종로나 중구 등 상징성이 큰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8일 물러난 한병도(53)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이라크특임 외교특보로 위촉했다.

김 대변인은 "한 특보는 2009년부터 한·이라크 우호재단 이사장을 맡아 이라크의 인적 네트워크는 물론 외교·문화 등에 대한 식견이 풍부해 이라크특임 외교특보로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는 "한 특보는 17대 국회의원으로 국회 의정활동 경험과 청와대 정무비서관·정무수석을 차례로 역임해 정무 감각과 업무역량이 뛰어나며,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등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밝혔다.

당장 한 특보는 오는 27∼30일 이라크 특사단 일원으로 이라크를 방문한다.

김 대변인은 "한 특보는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다"며 "현대·한화 등 기업 진출과 방산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외교부·방위사업청·국방부·산업자원부 등으로 꾸린 특사단의 일원으로 방문한다"고 설명했다.UAE와 이라크 특보 신설 배경에 대해 김 대변인은 "당장에는 중동의 이 두 나라가 중요하고 현안이 있어 대통령이 사람을 쓰는 것"이라며 "임금·차량은 제공되지 않고, 다만 창성동 별관에 사무실이 마련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