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충돌'까지 대비한 에어백…현대·기아차, 세계 최초로 개발

탑승자 자세 등 계산해 작동
현대·기아자동차가 1차 충돌 이후 추가 충돌 상황까지 고려한 에어백 시스템(사진)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 에어백 시스템이 복합적인 충돌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이어지자 이를 보완한 기술을 내놨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외 교통사고 사례를 정밀 분석해 복합충돌 상황에서 탑승자의 안전도를 높인 새로운 에어백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발표했다. 복합충돌이란 차량의 1차 충돌 이후 다른 자동차나 시설물과 잇따라 충돌하는 일을 말한다.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약 30%가 복합충돌인 것으로 알려졌다.자동차에 충돌이 발생하면 이에 따른 충격으로 탑승자의 자세가 비정상적으로 바뀌지만, 현재 나와 있는 에어백 시스템은 이런 점을 감안하지 않고 있다는 게 현대·기아차의 설명이다. 1차 충돌의 강도가 약해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더라도 탑승자의 자세가 비정상적으로 바뀐 뒤 2차 충돌이 발생하면 약한 충격에도 탑승자의 부상 정도가 커질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복합충돌이 일어나면 탑승자의 자세와 속도 등 여러 조건을 계산해 에어백 작동 강도를 낮추거나 작동 시점을 조절한다. 현대·기아차는 △국도 중앙선 침범 충돌 △고속도로 요금소 급정거 충돌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충돌 △도로 주변 가로수 및 전신주 쓸림 충돌 등 주요 복합충돌 사례를 집중 분석해 시뮬레이션 결과를 새 시스템에 적용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복합충돌 에어백 시스템 개발로 현대·기아차의 차량 안전기술이 한 단계 더 진보했다”며 “앞으로 내놓을 신차에 이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