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창업, 갑자기 줄어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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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창업기업 34% 급감
시장 숨고르기 vs 통계오류 '분분'
최근 국내 바이오의약품시장 규모는 성장했지만 새로 설립된 바이오 벤처기업은 크게 줄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시장이 급성장한 뒤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전년도 급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통계상 오류를 주장하는 등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17년 국내에 새로 설립된 바이오벤처는 330곳이었다. 바이오 신설법인은 2014년 138곳, 2015년 202곳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2016년엔 443곳으로 전년의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그러다가 2017년 34.2% 감소했다.

바이오의약품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의약품시장 규모는 2015년 1조6405억원, 2016년 1조8308억원, 2017년 2조2327억원으로 매년 커졌다.전문가들 사이에서 통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김무웅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은 “2017년에는 국내 벤처캐피털의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와 기술특례상장이 감소했다”며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털의 바이오 투자는 2016년 4686억원에서 2017년 3788억원으로 줄었다. 일각에서는 ‘시장 숨고르기’라기보다는 전년도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지적도 있다. 한 전문가는 “2016년 바이오 신설법인이 전년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하다 보니 다음해인 2017년에 상대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조사방법론의 오류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현장에서 체감하기로는 바이오벤처기업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방법의 문제로 통계가 잘못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바이오 신설법인이 다시 늘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상황이 상승 반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벤처캐피털 투자와 바이오기업 기술특례상장이 크게 늘었다”며 “신규 창업도 활발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