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손혜원 의혹에 '작심 발언'…여권 첫 자성 목소리 주목

민주 '무대응' 기조 속 3원칙 제시…"정부·여당 겸허해야" 발언 부각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여권 전체의 '겸허한 자세'를 요구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이 총리는 이날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손 의원의 투기 의혹에 대해 ▲ 잘못이 있으면 법에 따라 대처하고 ▲ 도시재생사업과 근대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하며 ▲ 부동산 가격의 비정상적 상승이 없도록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3가지 대응 원칙을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문제가 잇따라 나온다"며 "정부·여당은 국민 앞에 더 겸허해야겠다는 다짐을 함께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손 의원의 의혹은 물론, 대대적인 야권의 공세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여권에서 이번 의혹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자성을 촉구하는 '쓴소리'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이 총리의 이번 언급은 특히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청와대 김수현 정책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등 당정청 고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작심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한, 이 총리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정례 오찬회동을 한 만큼 문 대통령과 교감 속에 이뤄진 발언 아니냐는 자연스러운 추측 역시 가능하다.

손 의원 의혹을 둘러싼 파장이 확산하면서 정부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기미를 보이자 내각을 이끄는 총리로서 먼저 총대를 메고서 사태 수습을 위한 여권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청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전날 이 총리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 사건과 김태우 전 특감반원 및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잇따른 폭로, 청와대 인사자료 분실 등에 대해 "그런 일들 자체가 저희가 더 긴장해야 한다는 경종"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 있다.

이 총리는 또 '정부가 초심을 잃고 독불장군식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민심을 살펴달라'는 청취자의 지적에 "옳은 말씀"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훨씬 더 겸허해져야 한다. 이런 문제에 왜 대응을 이렇게 할까 싶을 때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전남 목포 수산식품 수출단지를 방문할 예정이다.총리실은 손 의원 의혹으로 현장방문 취지가 퇴색할 가능성을 우려해 한때 일정 취소도 검토했으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적을 위해 예정대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