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사장 4명, 장·차관 사퇴 압박으로 일괄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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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블랙리스트 의혹 또 제기자유한국당은 22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네 개 공공기관 사장이 산업부 장·차관의 사퇴 압박을 받아 일괄 사표를 냈다며 ‘블랙리스트’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백운규 前 장관 등 고발키로
한국당 ‘청와대 특별감찰반 진상 조사단’ 단장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조사단 회의에서 “산업부 고위 공직자 출신 공공기관장들에 대한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정황을 포착했다”며 “이들 공공기관장이 임기 중 사퇴하는 과정에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은 문재도 전 무역보험공사 사장, 김경원 전 지역난방공사 사장, 강남훈 전 에너지공단 사장, 김영민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 등 네 명이다.김 의원은 “산업부는 이들에게 미리 사표를 제출하게 한 뒤 ‘수리 타이밍’을 잰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의 사표는 지난해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수리됐지만, 사표가 제출된 때는 그해 1월이었다”고 했다. 이미 국정조사까지 끝난 이명박 정부 ‘자원 외교’ 비리에 대해 백 전 장관이 작년 5월29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자, 이를 빌미로 전격적으로 사표를 수리했다는 설명이다. 당시 이들 공공기관장 임기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9개월가량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백 전 장관과 이인호 전 산업부 차관, 전 산업부 운영지원과장 등 네 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백 전 장관 등을 반드시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이런 요구가 검찰 수사에 반영되지 않으면 특검 도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난 10일 산업부 국장이 2017년 9월 한국전력 산하 발전사 네 곳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해 일괄 사표를 내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사표를 낸 발전사 사장 중 한 사람은 “정권 초기이고 ‘사표를 내라’고 하는데 안 낼 방법이 없더라”고 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검찰은 이날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폭로로 불거진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박천규 환경부 차관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