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대한변협 신임 회장 "변호사 권리와 직역 수호에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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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 구성할 때 화합에 중점…로스쿨·사시 출신 가리지 않을 것
형사사건 성공보수 폐지 유지땐 오히려 국민 부담 높아져"
“변호사의 권리와 직역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서 가장 앞에 서겠다.”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이찬희 변호사(53·사법연수원 30기·사진)는 당선 다음날인 22일 서울 양재동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변호사의 직역을 수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이 당선자는 “과거 소수 엘리트 법조인을 양성하던 시절에는 세무사 법무사 노무사 변리사 등 유사 직역이 변호사 업무를 보완하는 게 별 문제가 안 됐다”면서 “(하지만) 해마다 1500명 이상의 변호사가 쏟아지는 시대와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에서도 소송에 전문성이 없는 유사 직역이 소송에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사 직역에 강경하게 대응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시장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이번 선거를 “이념·지역 대결 같은 갈등이 없는 첫 번째 선거였다”고 평가하며 변호사들의 화합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사법시험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 간 갈등 해결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하면서 부회장 5명 중 1명, 상임이사 19명 가운데 7명을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임명했다”며 “이번에도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출신별로 골고루 화합하는 집행부를 구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을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한변(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양쪽에서 좋아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어떤 단체, 조직과도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당선자는 변호사협회에서 54년 만에 탄생한 50대 변협 회장이다.

공약 중 하나였던 형사사건 성공보수 재개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성공보수가 없어지면 변호사들이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사라질 수 있다”며 “형사사건 성공보수가 무효가 되면 착수금을 높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성공보수 폐지가 결국 국민에게 이롭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그는 25일 사상 첫 변호사 파업을 앞두고 내홍에 휩싸인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이 당선자는 “법률구조공단은 도움이 절실한 사람뿐 아니라 사선 변호사를 쓸 수 있는 대상까지 무료 변론을 해준다”며 “구조 대상 범위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번 선거는 2013년 대한변협 회장 선거가 직선제로 전환된 이후 처음으로 단독 후보가 나오면서 투표율 저조 등으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변협 선거규칙상 단독 후보가 나올 경우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국 변호사의 55%(1만1672명)가 투표에 참여해 이 당선자가 9322명의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었다.

이 당선자는 26일 정식 회장으로 취임하며 임기는 2년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