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고 읽어주고"…증권가, 보고서 풍속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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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보고서 작성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보고 듣는' 방식의 보고서가 등장했다. 시대 흐름에 발맞춰 간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기존의 보고서를 읽어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근본적으로 보고서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매수 보고서'라는 꼬리표를 떼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부터 '보고애(보고서 읽어주는 애널리스트)'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보고서와 함께 음성 파일을 함께 발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만 표현돼 어렵게 느껴졌던 보고서를 작성자가 직접 읽어주면서 이해도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만 돼 있었던 리포트를 직접 들으면서 보니까 이해가 더욱 쉬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개인투자자 A씨도 "어렵게만 느껴졌던 내용을 직접 들으니 조금 더 쉽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김두언 연구원은 "'보고 듣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보고서 자체로 바뀌어야한다는 니즈가 있었다"며 "주변에서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김 연구원을 필두로 시범 운행을 거친 이후 반응이 좋으면 오는 2월 중 이 같은 시스템을 리서치센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모든 연구원들이 보고서를 녹음하는 것은 아니다. 리서치센터 일부, 수요가 있는 연구원들에 한해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KB증권 관계자는 "아직은 시험 중에 있는 사안으로 2월 중에 확대할 계획은 있으나 정확한 날짜나 방법 등을 구체화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보고 듣는' 리서치는 KB증권이 처음이 아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부터 보고서를 영상화해 연구원의 목소리를 담아 발간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30개에 가까운 보고서가 BNK투자증권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타 대형사의 경우 아직 움직임이 없다. 삼성증권은 리포트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계획이 없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보고서가 기존의 글로 된 보고서를 읽어주고 있는 정도에 국한돼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글로된 기존의 보고서를 그대로 읽어주는 정도에 그친 점은 조금 아쉬운 것 같다"며 "보고서 내용을 연구원이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해준다면 더욱 의미 있는 콘텐츠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 B씨도 "내용을 천천히 들었기 때문에 이해가 빨랐던 것이지 내용을 쉽게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보고서의 근본적인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뿐만 아니라 '매수 보고서'라는 오명을 벗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증권사 리서치보고서 제도 운영현황 분석'에 따르면 2017년 9월부터 1년간 공표된 보고서는 총 4만4734건으로 이 중 2%만 투자의견 '매도' 보고서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수 일색의 보고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온 사항"이라며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 기업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매도 의견을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보고서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부터 '보고애(보고서 읽어주는 애널리스트)'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보고서와 함께 음성 파일을 함께 발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만 표현돼 어렵게 느껴졌던 보고서를 작성자가 직접 읽어주면서 이해도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만 돼 있었던 리포트를 직접 들으면서 보니까 이해가 더욱 쉬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개인투자자 A씨도 "어렵게만 느껴졌던 내용을 직접 들으니 조금 더 쉽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김두언 연구원은 "'보고 듣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보고서 자체로 바뀌어야한다는 니즈가 있었다"며 "주변에서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김 연구원을 필두로 시범 운행을 거친 이후 반응이 좋으면 오는 2월 중 이 같은 시스템을 리서치센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모든 연구원들이 보고서를 녹음하는 것은 아니다. 리서치센터 일부, 수요가 있는 연구원들에 한해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KB증권 관계자는 "아직은 시험 중에 있는 사안으로 2월 중에 확대할 계획은 있으나 정확한 날짜나 방법 등을 구체화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보고 듣는' 리서치는 KB증권이 처음이 아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부터 보고서를 영상화해 연구원의 목소리를 담아 발간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30개에 가까운 보고서가 BNK투자증권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타 대형사의 경우 아직 움직임이 없다. 삼성증권은 리포트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계획이 없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보고서가 기존의 글로 된 보고서를 읽어주고 있는 정도에 국한돼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글로된 기존의 보고서를 그대로 읽어주는 정도에 그친 점은 조금 아쉬운 것 같다"며 "보고서 내용을 연구원이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해준다면 더욱 의미 있는 콘텐츠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 B씨도 "내용을 천천히 들었기 때문에 이해가 빨랐던 것이지 내용을 쉽게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보고서의 근본적인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뿐만 아니라 '매수 보고서'라는 오명을 벗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증권사 리서치보고서 제도 운영현황 분석'에 따르면 2017년 9월부터 1년간 공표된 보고서는 총 4만4734건으로 이 중 2%만 투자의견 '매도' 보고서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수 일색의 보고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온 사항"이라며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 기업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매도 의견을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보고서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