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셋, 넷 낳는 마마타레 "다자녀, 얻는 게 더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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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일본리포트 - 일본을 보며 한국을 생각한다일본 나고야에 사는 세자키 레이코 씨(34) 부부는 네 명의 자녀를 뒀다. 쌍둥이를 낳고도 계획 아래 둘을 더 낳았다. 세자키 씨는 “원래 아이는 셋 이상 갖고 싶었다”고 했다. 아이를 셋 이상 갖는 일본의 30대 젊은 부부가 늘고 있다.
일본 연예인들에 부는 다자녀 열풍
다자녀 부부 현상을 설명하는 데 빠지지 않는 것이 ‘마마타레(ママタレ)’다. ‘엄마(마마)’와 ‘탤런트’를 합친 일본식 조어로 ‘여러 명의 자녀를 둔 엄마 방송인’이란 뜻이다. 마마타레의 대표는 쓰지 노조미(32·사진)다. 2000년대 일본 열도를 휩쓴 아이돌그룹 모닝구 무스메 멤버였던 그는 4명의 아이를 둔 엄마. 젊고 귀여운 엄마 이미지로 30대에 영향력이 있는 방송인으로 꼽힌다. 인셉션 등 할리우드 영화에도 자주 출연하는 와타나베 켄의 딸 안(杏)도 30대 초반(1986년생)이지만 아이가 셋인 여배우 겸 모델이다. 일본의 가요 차트로 유명한 오리콤은 3년 전부터 ‘마마타레 랭킹’을 발표하고 있다.
물론 연예인의 영향만으로 아이 서넛을 낳을 리 없다. 세자키 씨는 잘 갖춰져 있는 육아제도를 예로 들며 “아이 넷을 낳는 데 따른 경제적 부담보다 부모와 아이가 얻는 게 더욱 컸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도쿄, 나고야 같은 대도시는 어린이 한 명에게 매월 1만5000엔(약 15만5000원)의 육아수당을 지급한다. 중학교까지 의료비가 무료여서 아이가 큰 병에 걸려도 집안이 휘청거릴 일도 없다. 교육비도 다자녀 혜택이 있어 두 번째 아이부터는 절반, 셋째부터는 무료가 된다. 보육제도도 2~3시간 동안 잠시 아이를 맡아주는 서비스부터 한밤중에도 긴급 호출하면 맡아주는 제도까지 다양하다.
그 결과 일본의 출산율은 2005년 1.26명을 찍은 뒤 반등해 2017년 1.43명까지 상승했다. 출산율이 1.05명까지 떨어진 한국과 대조적이다.
도쿄=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