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한우 숙성고엔 쿰쿰한 버터 향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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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앞두고 분주한 이마트 미트센터 가보니“한우 숙성고(사진)에 들어서면 쿰쿰한 버터 향이 퍼질 겁니다. 고기가 잘 익어가고 있다는 의미죠.”
年 230t 웨트·드라이에이징…숙성한우 매출 15% 늘어
설 선물 수요 맞추기 위해 한우 5000마리 분량 확보
지난 22일 찾아간 경기 광주 오포읍 이마트 미트센터의 한우 숙성고. 미트센터 전체 공정 관리를 담당하는 김진덕 팀장은 162㎡(약 49평) 규모의 숙성고 문을 열며 “더욱 고급화되는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드라이에이징과 웨트에이징 숙성을 거친 한우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마트는 2016년 업계 처음으로 한우 전용 숙성고를 선보였다. 한우 숙성고에서 만들어내는 웨트에이징·드라이에이징 숙성 한우는 연간 230t. 웨트에이징이란 고기를 진공 포장해 공기가 닿지 않게 만든 상태에서 묵혀두는 방식이다. 육질이 연해지고 감칠맛이 더해지는 게 특징이다. 드라이에이징은 0.5~1.5도 사이의 온도에서 일정한 습도와 통풍을 유지하며 고기를 건조하게 숙성시킨다. 고기 덩어리의 표면은 딱딱하게 말라붙고 육즙은 안으로 고여 맛이 더욱 부드럽다. 에이징 한우는 등심과 채끝으로만 만든다.
이마트의 숙성 한우 매출 비중은 전체 한우의 15% 수준이다. 등심과 채끝 부위로만 한정했을 때 숙성 한우의 매출 비중은 2016년 40%에서 지난해 평균 60%까지 뛰었다.
이마트 미트센터는 국내 유통업계 처음으로 문을 연 축산물 가공·포장센터다. 연면적 7107㎡(약 2150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모든 고기는 미트센터에서 포장까지 마무리하고 전국 점포로 납품한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전국 모든 마트에선 고기를 직접 받아와 현장에서 부위를 나누고 판매했다. 미트센터가 처음 등장하자 점포는 고기를 썰고 다듬을 필요 없이 소포장된 상품을 진열 후 팔기만 하면 돼 화제를 모았다. 위생 관리도 쉬워졌다.
대규모 공정을 위해 맞춤형 가공 시스템도 도입했다. 갈비·구이·수제·국거리·다짐육·불고기 등 상품 종류에 따라 총 7개 라인으로 분리했다. 자동화 기계에 고기 덩어리를 넣으면 부위별로 알맞게 가공돼 나온다. 스테이크용 갈빗살은 2㎝, 살치살은 0.2㎜ 두께로 썰어지는 방식이다.
설 선물세트 물량을 맞추기 위해 매일 처리하는 한우는 약 2t 분량. 10분마다 소 한 마리씩 가공되는 셈이다. 김 팀장은 “충북 음성의 축산물공판장에서 설 100일 전부터 구매해왔다”며 “설을 보름 앞둔 요즘엔 하루 80여 명이 매달려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냉동 한우도 미트센터의 간판 상품이다. 냉동 한우는 한우 선물세트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스테디셀러인 갈비뿐 아니라 양념 불고기, 스테이크 등 새로운 메뉴도 개발했다. 한우물량 비축을 통해 올해는 지난해 3만5000세트보다 15%가량 늘어난 4만 세트를 준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한우 가격은 계속 상승세”라며 “미트센터에서 5000마리 분량의 한우를 미리 확보한 만큼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우 평균 도매가는 2014년 1㎏당 1만4000원에서 이듬해 1만6000원, 지난해 1만8000원 수준으로 뛰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충북 증평에 ‘신선품질혁신센터’를 열고 미트센터를 가동 중이다. 홈플러스도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미트센터 건립에 나섰다.
광주(경기)=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