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 중단 지시…“언론이 무례하고 부정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에게 언론 브리핑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언론이 공정하게 보도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샌더스가 더 이상 연단에 서지 않는 것은 언론이 그를 무례하고 부정확하게 보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샌더스에게 언론 보도를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며 “어차피 대부분 언론은 우리를 공정하게 다루지 않을 것이고 가짜 뉴스”라고 말했다.샌더스 대변인은 올 들어 정례 브리핑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연초에 브리핑이 적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작년 1월 브리핑을 여덟 번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백악관 브리핑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에는 매달 평균 11회 정례 브리핑이 있었으나 2018년에는 월 평균 5회로 줄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각각 한 차례뿐이었다.

백악관은 의회 개원식이 열린 지난 3일 약식 브리핑을 했다. 당시 샌더스 대변인은 브리핑 시작만 알린 뒤 바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이크를 넘겼고,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필요성을 설명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브리핑을 일방적인 정책 선전 수단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언론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주류 언론이 가짜 뉴스를 내놓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그는 지난 2년간 백악관 연례 행사인 기자단 만찬에도 참석하지 않고 별도 일정을 수행했다. 작년 11월에는 백악관 기자간담회에서 CNN 기자가 자신과 설전을 벌인 뒤 무례하게 행동했다는 이유로 한동안 백악관 출입을 정지시켰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