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이 줄서서 모시는 화장품 '비디비치'…신세계인터, 제2의 설화수 노린다

클렌징폼, '모찌 세안제'라는 별명으로 유명세
2017년 연매출 229억→2018년 1000억 '돌파'
中 시장 진출 가속도…"올해 매출 2000억 전망"
사진=비디비치 제공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VIDIVICI)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의 기세가 꺾인 상황에서 '나홀로 성장'이라서 더욱 놀랍다.

24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비디비치는 올해 초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 비디비치 웨이보지수가 최근 90일 평균 대비 12183%라는 폭발적인 수치로 증가했다.웨이보지수는 포스팅 뷰와 좋아요 수, 공유, 검색량 등을 웨이보만의 계산방식으로 산출하는 지수로 현재 화제가 되는 이슈와 트렌드를 한눈에 반영한다.

중국 내 비디비치의 인기가 높아지자 중국 최대 커뮤니티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샤오홍슈'에서 입점 제안을 해왔다. 비디비치 관계자는 "샤오홍슈의 입점 제의는 특별한 케이스"라며 "다들 입점하고 싶어하는데 역으로 제안이 들어와 지난 2일 공식 브랜드관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현지 소비자들에게 인기있는 상품은 2016년 4월 출시한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 폼'이다. 출시 이후 왕훙(網紅·중국의 SNS 인플루언서)과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사이에서 '모찌 세안제'라는 별명이 붙으며 입소문이 났다. 찹쌀떡같이 쫀쫀한 피부를 만들어준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여성들의 촉촉하고 매끄러운 피부결을 갈망하는 젊은여성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사용 후기가 잇따랐다. 이 클렌징폼은 작년 한 해만 230만개나 팔려나갔고, 올 들어서도 45만개(지난 22일 기준) 팔릴 정도로 인기다.클렌징폼이 인기를 끌자 연관 제품인 메이크업 베이스 '스킨 일루미네이션' 판매량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10만개 이상 팔렸고, 올해만 해도 10만2000개 판매됐다. 중국 현지 매장이 없고 오직 면세점와 현지 직구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다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특히 클렌징폼은 지난해 중국 내 인기 방송프로그램 미스뷰티에서 전세계 클렌징 폼 제품 중 종합 4위, 건성 피부용 베스트 3위로 소개됐다.

여기에 중국에서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린 한채영과 인기 예능 런닝맨으로 유명한 송지효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하면서 인지도를 쌓은 것도 한몫했다.회사 관계자는 "기획 단계부터 중국인들의 피부타입과 선호하는 효능, 제형 등을 철저히 분석해 전략 상품을 개발한 덕분"이라며 "연초 면세점 비수기인 환경에서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행으로 매출 위축 우려가 있었으나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고 전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비디비치의 실적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2012년 인수 이후 4년 동안 줄곧 영업손실을 내다가 2017년 클렌징폼이 소위 '대박'이 나면서 첫 흑자(영업이익 5억7000만원)를 기록했다.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7년 229억원을 기록하던 매출이 불과 1년 사이에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올 들어서는 면세점 누계매출은 113억원(1월1일~17일)에 달했다. 당초 계획했던 1월 매출 목표를 보름정도 앞당겨 달성한 것으로 지난 16일에는 하루에만 2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일매출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회사 측은 올해 비디비치 매출이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신세계인터내셔날은 현재 국내 면세점과 백화점 내 각각 14개 비디비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중국 현지에도 매장을 내고, 현지 왕훙과 VIP 고객 홍보에 힘쓸 계획이다.

비디비치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비디비치 제품들이 히트를 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많은 고객들이 매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연내 현지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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