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6%로 또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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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24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제시한 2.7%보다 0.1%포인트 낮은 2.6%로 내려잡았다.
한은은 경제 성장세가 잠재성장률(2.8~2.9%)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은 고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년 만에 최저치(속보치 기준 2.7%)를 기록한 데 이은 추가적인 눈높이 하향으로 저성장세 고착화 우려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주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2.7%→2.6% 하향"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이날 한은은 이 총재 주재로 금통위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최근 3개월래 글로벌 경제 성장세 약화를 반영한 결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6%,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4%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해 1월 올해 성장률을 2.9%로 제시했으나 같은해 7월, 10월에 각각 0.1%포인트씩 낮췄고, 이번에도 하향 조정 기조를 이어갔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흐름은 지난해 10월 전망 경로를 소폭 하회하겠다"면서도 "정부지출 확대 등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장률 전망치를 깎으면서 잠재성장률(2.8∼2.9%)과 격차가 벌어졌지만 한은 금통위에서는 큰 차이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지난해 투자와 고용이 예상보다 부진해지면서 한은이 전망치를 낮춰잡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꺾이면서 수출에 '노란불'이 들어왔고, 한은은 기준금리를 올린 지 두 달 만에 경제성장률 눈높이를 낮추게 됐다.
또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지난해 10월(1.7%) 당시보다 0.3%포인트 깎은 1.4%로 내놨다. 물가 하향 요인으로는 국제 유가의 큰폭 하락을 꼽았다. 정부의 복지 정책 강화에 따른 결과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금통위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이후 1%대 중반을 보일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다수의 국내외 연구기관은 지난해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한국 경제 성장세가 올해는 2.3~2.6%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민간연구소인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낮춰 잡은 상태다. 나라 바깥에서는 한층 더 부정적인 전망치가 제시됐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2.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최근 영국계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도 같은 수치를 내놨다.
대외여건 악화 속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2.2%(직전 분기 대비)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가격 인하 추세 등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추가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 와중에 중국 경기 둔화 우려도 가중되고 있다. 길어지고 있는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 요인도 불확실성 요인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면서 반도체 설비투자의 배경이던 구글·넷플릭스 등이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반도체 경기 약화 여건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부진과 함께 설비투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설비투자(-1.7%)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2009년(-7.7%) 이후 가장 낮았다. 건설투자(-4.0%)의 경우 외환위기 여파를 입은 1998년(-13.3%) 이후 가장 낮아 20년 만에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4분기 성장을 이끈 정부의 재정 집행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 소비는 5.6% 증가해 2007년(6.1%)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 한은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추가조정은 성장·물가 보며 판단"
금통위는 앞으로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란 방침을 고수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 추가 조정 여부는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금통위는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금융 및 경제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위험을 주의 깊게 지켜볼 요인으로 꼽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한은은 경제 성장세가 잠재성장률(2.8~2.9%)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은 고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년 만에 최저치(속보치 기준 2.7%)를 기록한 데 이은 추가적인 눈높이 하향으로 저성장세 고착화 우려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주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2.7%→2.6% 하향"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이날 한은은 이 총재 주재로 금통위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최근 3개월래 글로벌 경제 성장세 약화를 반영한 결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6%,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4%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해 1월 올해 성장률을 2.9%로 제시했으나 같은해 7월, 10월에 각각 0.1%포인트씩 낮췄고, 이번에도 하향 조정 기조를 이어갔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흐름은 지난해 10월 전망 경로를 소폭 하회하겠다"면서도 "정부지출 확대 등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장률 전망치를 깎으면서 잠재성장률(2.8∼2.9%)과 격차가 벌어졌지만 한은 금통위에서는 큰 차이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지난해 투자와 고용이 예상보다 부진해지면서 한은이 전망치를 낮춰잡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꺾이면서 수출에 '노란불'이 들어왔고, 한은은 기준금리를 올린 지 두 달 만에 경제성장률 눈높이를 낮추게 됐다.
또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지난해 10월(1.7%) 당시보다 0.3%포인트 깎은 1.4%로 내놨다. 물가 하향 요인으로는 국제 유가의 큰폭 하락을 꼽았다. 정부의 복지 정책 강화에 따른 결과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금통위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이후 1%대 중반을 보일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다수의 국내외 연구기관은 지난해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한국 경제 성장세가 올해는 2.3~2.6%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민간연구소인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낮춰 잡은 상태다. 나라 바깥에서는 한층 더 부정적인 전망치가 제시됐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2.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최근 영국계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도 같은 수치를 내놨다.
대외여건 악화 속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2.2%(직전 분기 대비)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가격 인하 추세 등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추가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 와중에 중국 경기 둔화 우려도 가중되고 있다. 길어지고 있는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 요인도 불확실성 요인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면서 반도체 설비투자의 배경이던 구글·넷플릭스 등이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반도체 경기 약화 여건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부진과 함께 설비투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설비투자(-1.7%)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2009년(-7.7%) 이후 가장 낮았다. 건설투자(-4.0%)의 경우 외환위기 여파를 입은 1998년(-13.3%) 이후 가장 낮아 20년 만에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4분기 성장을 이끈 정부의 재정 집행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 소비는 5.6% 증가해 2007년(6.1%)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 한은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추가조정은 성장·물가 보며 판단"
금통위는 앞으로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란 방침을 고수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 추가 조정 여부는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금통위는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금융 및 경제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위험을 주의 깊게 지켜볼 요인으로 꼽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