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곧 조해주 선관위원 임명…정국 경색 전망

靑 "선관위 공백 최소화…국회 존중 차원서 합의 기다렸으나 무산"
김의겸 "문대통령, 안타까워해"…야권, '2월 국회 보이콧' 등 강력 반발 예고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오후 4시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조 후보자의 '정치 편향' 논란으로 국회 인사청문회가 제대로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것으로, 야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2월 임시국회 개회 자체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조 후보자를 새 위원으로 내정하고, 같은 달 21일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했다.이후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조 후보자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 캠프의 특보로 임명된 과정을 문제 삼으며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선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청와대 인사검증 담당자 등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 조 후보자를 둘러싼 정치 편향 논란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여당은 '정치공세'라며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앞서 국회 행안위는 지난 9일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으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30여분 만에 파행했다.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회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19일까지 송부해 달라'고 재요청했지만, 끝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열리지 않았고 이날까지 보고서는 송부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19일이 지나서도 청문회 개최를 위한 여야 논의를 기다리겠다며 조 후보자 임명을 보류해 왔다.

하지만 여야는 전날 밤까지 청문회 개최 문제를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고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 후보자를 선관위원으로 임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모든 절차가 완료된 후에도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마지막까지 국회 합의를 기다렸으나, 이 또한 무산돼 안타까워했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가 임명장을 받으면 사실상 국회 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채 임명되는 첫 선관위원이 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조 후보자의 임명 강행 시 여야 관계가 급랭할 것임을 예고했다.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는 순간 2월 임시국회는 없다"고 했고,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당 원내정책회의에서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앞으로 여야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