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협상' 비건 상대 北김혁철은 군축업무 경력자

제네바 北대표부에서 근무…비건과 2차 북미정상회담 조율 실무협상 주도할듯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새로운 카운터파트로 여겨지는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 대사는 과거 군축업무 경험이 있는 것으로 24일 전해졌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위성 연결로 진행한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 연설 직후 문답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17∼19일 방미를 언급하며 "비건 특별대표가 새롭게 지명된 그의 카운터파트(newly designated counterpart)와 만날 기회도 가졌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거론한 새 카운터파트가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영철 부위원장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면담 당시 배석했던 이들 중 한 명인 김혁철인 것으로 알려졌다.우리 정부는 외교 경로 등을 통해 관련 사항을 파악하는 한편 북한이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를 최선희 외무성 부상에서 김혁철로 교체한 배경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혁철은 주에티오피아 대사와 주남수단 대사 등을 거쳐 2014년 1월부터 스페인 주재 초대 대사로 활동하다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으로 인해 2017년 추방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혁철은 또한 주제네바 북한대표부에서 근무하며 군축업무를 담당했던 경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이때의 경험이 그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상대로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조율하는 실무협상 대표로 발탁된 배경이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결국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군축 협상'으로 몰고 갈 가능성을 제기하는 만큼 이와 관련된 '멤버 교체'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향후 대미 외교에서 맡을 역할도 관심이다.최 부상은 지난 19∼21일 스웨덴 측이 주최한 국제회의를 계기로 비건 대표와 만나 양국의 입장을 조율한 바 있다.

따라서 과거 북핵 6자회담 시절부터 핵 문제를 다뤄온 전문가인 최 부상이 실무협상 대표직은 내려놓더라도 대미 협상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