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글로벌 소싱, 3년내 1兆로 키운다"

亞 첫 유럽 최대 유통연합 가입

20여개국 유통사 가입한 EMD
美 월마트 능가하는 구매력 갖춰
고품질 상품 저렴하게 공동구매

홈플러스, 유럽 상품 저렴하게 판매
국내 中企제품 수출 발판도 마련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왼쪽)과 필립 그루이터스 EMD 대표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파피콘 파노라마호텔에서 홈플러스의 EMD 가입 계약을 맺었다.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는 아시아 유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유럽 최대 유통연합인 EMD(European Marketing Distribution)에 가입했다고 24일 발표했다. 홈플러스는 EMD와 손잡고 유럽의 상품을 국내에 저렴하게 공급하고, 한국 제품의 유럽 수출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1989년 설립된 EMD는 스위스 파피콘에 본사를 두고 있다. 독일 마칸트, 노르웨이 노르게스그루펜, 스페인 유로마디, 네덜란드 슈퍼우니. 이탈리아 ESD, 호주 울워스 등 20개국의 20개 유통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회원사들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총 258조원에 달한다. 구매력 기준으로 미국 월마트를 능가한다.

EMD는 이 같은 막강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상품을 대량으로 구입해 회원사들에 공급한다. 유럽 유통시장에서 자체브랜드(PB) 상품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EMD는 각 회원사의 연간 수요를 취합해 대규모 물량을 한번에 발주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하고, 제조사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상품 품질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PB 상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선순환 유통구조도 구축된다. PB 제품뿐 아니라 코카콜라와 같은 브랜드 상품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EMD 가입으로 영국 테스코와의 결별 후 줄어들었던 글로벌 소싱 규모를 3년 내 1조원대로 키우고 유럽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올해 시리얼, 배터리, 맥주, 프렌치프라이, 치즈, 파스타, 시드오일 등의 공동주문 생산을 검토 중이다. 오는 3월 출시할 시리얼은 경쟁 브랜드 대비 최대 40% 저렴한 수준에 선보일 방침이다.

또 홈플러스와 거래하고 있는 제조사들이 유럽과 오세아니아 전역에 걸쳐 있는 EMD 소속 13만여 개 매장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직접 해외 진출을 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는 큰 성장 기회가 될 전망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고객의 소비 편익을 높이고 글로벌 소싱의 핵심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아시아에서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EMD 가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글로벌 구매 채널을 확대해 고객에게 즉각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국내 협력회사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 EMD와 긴밀하게 협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