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부진·換손실·리콜…'3중고' 덮친 현대차, 지난해 영업익 반토막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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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동차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시달린 데다 환율 악재(원화 강세 및 신흥국 통화 약세)가 겹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성장 엔진’마저 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97조2516억원, 영업이익 2조4222억원을 거뒀다고 24일 발표했다. 매출은 2017년보다 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1% 급감했다.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률은 2.5%로 전년보다 2.2%포인트나 뚝 떨어졌다. 당기순이익은 63.8% 급감한 1조6450억원에 그쳤다.현대차의 지난해 실적이 1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면서 시장에서는 이를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 미국 등 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데다 원화 강세 및 신흥국 통화 약세 등이 발목을 붙들었다. 여기에다 미국에서 리콜(결함 시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까지 발생해 ‘트리플 악재’에 시달렸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의 에어백 리콜에 들어갈 비용(충당금) 5000억원을 회계에 반영하면서 작년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2889억원(영업이익률 1.2%)으로 급감,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작년 영업이익 2.4조…47% 급감
9년 만에 최악 수준 실적
4분기 영업이익은 35% '뚝'
2000억 순손실 '적자 충격'도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조6695억원, 501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5.4% 급감했다. 최근 3개월간 증권회사들이 내놓은 실적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인 700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2017년 4분기(7752억원) 이후 다섯 분기째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20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로템과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에 대한 지분법 평가 손실이 수천억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 관련 일회성 비용이 추가 반영되면서 순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현대차는 올 들어 ‘명예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팰리세이드 및 신형 쏘나타, G80, GV80 등 신차를 앞세워 글로벌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미래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미래차 관련 전략기술 투자 등을 포함한 올해 총 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간 배당금을 지난해와 같은 주당 3000원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는 주주 추천을 통해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주주친화 경영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