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電·車의 추락' 예상보다 가팔랐다

SK하이닉스, 작년 4분기 영업이익 32% 급감
현대車도 '어닝 쇼크'…4분기 2033억 순손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와 자동차가 추락하고 있다. 2년 동안 지속된 ‘반도체 슈퍼 호황’이 꺾이면서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에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후 처음으로 지난해 4분기에 분기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9조9381억원, 영업이익 4조4301억원을 올렸다고 24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6조4724억원)보다 31.6% 줄어들면서 증권사 전망치 평균(5조945억원)을 13.0%나 밑돌았다. 이 회사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돈 건 지난해 1분기 이후 세 분기 만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들이 데이터센터 효율화 작업에 들어가면서 서버용 D램 수요가 예상보다 많이 줄어든 탓”이라고 설명했다. 수요 감소 여파로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 판매가격은 전 분기보다 각각 11%, 21% 떨어졌다. 가격 하락폭이 컸던 낸드 부문은 적자를 냈다. 일각에선 반도체 가격 하락 추세를 반영해 SK하이닉스의 올 1,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의 반토막인 2조원대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가기로 했다. 반도체 장비 투자를 40% 줄이는 등 지난해 17조원 규모였던 전체 투자금액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현대차도 이날 최악의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5011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35.4% 급감했다. 현대로템과 베이징현대 등에 대한 지분법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203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오상헌/장창민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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