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도 무역협상 주요 의제"…협상전 중국 압박

내주 장관급 협상서 '환율조작' 카드 꺼내들 수도
협상 낙관·비관 혼재…백악관 "中 결단력 기대"

미국이 다음 주로 예정된 중국과의 장관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의 환율 개입 문제를 다시 제기하면서 중국의 양보를 압박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도시 시장들이 참석한 한 콘퍼런스에서 "환율은 언제나 논의의 일부였고 목록(협상의제 목록)에도 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환율은 항상 논의해온 중요한 문제이고 계속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지는 설명을 아꼈다.그동안 미국은 중국이 수출에 유리하도록 환율에 개입하고 있다고 의심해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자국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미국의 부를 빼돌리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고의로 끌어내리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미국 재무부는 작년 10월 발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으나 강력한 경고를 보낸 바 있다.재무부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외환시장 직접개입 가능성을 경계하며 무역흑자를 노린 위안화 평가절하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상대국들과의 협상에서 환율개입 방지 조항을 강요하고 있기도 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을 대체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에 환율개입을 제한하는 조항이 삽입됐다.미국은 일본과의 무역협상에서도 유사한 방지책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초 정상회담에서 무역 전쟁을 오는 3월 1일까지 멈추고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당시 백악관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기술이전 강제, 지식재산권 침해, 사이버 침투와 절도를 협상의제로 밝히면서 환율 문제는 따로 거론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30, 3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장관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이 회담에서는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중국 부총리와 대중 강경파로 거론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상단을 이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함께 이번 협상에 참여하는 므누신 장관은 "중국이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앞서 이날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로스 장관은 CNBC방송 인터뷰에서 "큰 그룹(중국 협상단)이 온다"며 "선행작업이 많이 이뤄졌으나 해결책에 도달하는 데까지는 아직 몇 마일이나 떨어져 있고 솔직히 그게 너무 놀라운 일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의 합의에 따라 시작된 협상에서 양국은 중국의 대미 수입확대, 무역 불균형 해소 노력에서 진전을 봤지만, 미국이 '기술 도둑질'로 부르며 불공정 관행으로 지목하는 중국의 통상·산업 정책을 바꾸는 문제에서는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류허 부총리가 결단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합의 가능성에 낙관론을 보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