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한 공연단 철통 경호…"김정은 방중 때보다 삼엄"

공연단 숙소·공연장 '최고 수준 경비'
북한 공연단이 북중 우호 70주년을 맞아 베이징을 방문, 양국의 우호 관계를 다지는 기념 공연을 앞둔 가운데 중국 당국이 북한 공연단에 대한 경호 수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중 당시 보다 높여 주목받고 있다.이 같은 중국 당국의 '과도한' 경호 수준에 대해 중국과 미국의 무역갈등, 급격히 변하는 한반도 정세 등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공연단이 베이징에 도착한 지 이틀째인 25일 공연단 숙소인 중국 수도 대반점(호텔)과 공연이 예정된 중국 국가대극원은 경비가 역대 최고수준으로 격상됐다.

국가대극원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지하철 1호선의 출구에는 대테러 장비가 설치됐고, 폭발물 탐지견까지 등장했다.경비 인력도 북한 공연단의 첫 리허설이 진행된 전날보다 증원됐으며, 공연 티켓을 예매한 관객들에게 허용되던 공연장 출입도 전면 통제됐다.

북한 공연단의 첫 공연이 26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극원 주변의 경비 수준은 역대 가장 수위가 높았던 19차 당 대회 때와 맞먹을 정도로 강화했다.
공연단의 숙소인 수도 대반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모란봉악단이 방중했던 2015년 12월과 비교하면,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한 경비 경호가 이뤄지고 있다.

수도 대반점 주변은 바리케이드가 쳐졌고, 20∼30m 간격으로 공안이 배치돼 일반인의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모란봉악단 방중 당시 취재진이 현송월 단장을 숙소 로비에서 인터뷰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중국 당국은 공연단의 주요 동선뿐 아니라 공연단의 차량에 대한 촬영마저도 통제하고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의 방중 시 시내 도로 곳곳에서 김 위원장 차량 행렬 촬영이 가능했고,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시간으로 사진이 올라왔지만, 북한 공연단과 관련해서는 매체 보도는 물론이고 인터넷 게시물도 철저히 검열되고 있다.

북한 공연단을 취재하는 외신들에 대한 통제와 감시도 한층 강화했다.

전날 공연단이 탄 임시 열차가 도착한 베이징역에서는 한국과 일본 매체 취재진 3명이 취재를 제지당하고 공안의 조사를 받았다.

또 공연단 숙소에서 공연단 도착 상황을 취재하던 일본 매체 기자가 공안에 붙잡혀 조사를 받는 등 중국 당국은 공연단 관련 보도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베이징 소식통은 "현재까지 중국 당국이 보여준 경호·경비 수준은 김 위원장의 방문 당시보다 높은 수준인 것 같다"면서 "아마도 중국이 미국과 무역갈등, 대만해협 군함 통과, 한반도 문제까지 살얼음판을 걷듯 팽팽한 외교적 대결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 공연단의 방중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