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에도 웃지 못하는 기아차…"수익성 회복 주력"

기저효과 빼면 이익 감소세…'내실 강화' 과제로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지난해 사실상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외형적으로는 실적이 좋아졌지만, 통상임금 패소에 따라 발생했던 손실의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이전보다 수익성이 나빠져 내실이 없었다.

기아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8년도 연간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매출액 54조1천698억원, 영업이익 1조1천57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2% 늘었고 영업이익은 74.8% 증가한 것이다.
매출이 성장세를 보인 것은 판매단가가 높은 RV(레저용차)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작년에 국내외 시장에서 총 280만9천205대(도매 기준)의 차량을 팔았다.

이는 전년보다 2.4% 증가한 규모다.내수 판매는 K3, K9의 신차효과와 K5, 카니발 등 상품성 개선모델의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2.0% 많은 52만8천611대를 기록하며 4년 연속으로 5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유럽에서는 씨드의 신차효과와 니로, 모닝 등의 인기에 힘입어 3.0% 증가한 49만1천797대를 팔아 시장점유율을 늘렸고 중남미와 중동, 아시아 등 기타 시장(82만8천212대)에서도 5.3%의 성장세를 보였다.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는 쯔바오, 이파오 등 현지 전략 모델의 견조한 판매에 힘입어 전년보다 2.8% 많은 37만2대를 기록했다.반면에 또 다른 주요 시장인 미국 내 판매량(59만583대)은 전반적인 수요 둔화와 승용 모델의 판매 약세 영향으로 1.7% 줄었다.

지난해 기아차의 전체 매출 중 RV 비중은 40.3%(중국 제외)로 2017년보다 1.5%포인트(p) 상승했다.

기아차 역시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원·달러 환율 하락과 주요 신흥국의 통화 약세 등 비우호적인 환율환경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해 1조원 안팎을 손실 처리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

통상임금 이슈가 없던 2016년(2조4천615억원)과 비교하면 연간 이익이 1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영업이익률(2.1%) 역시 낮은 수준이다.
기아차는 올해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신차를 앞세워 판매를 늘리고 성장성이 높은 인도에서 현지 공장 완공과 함께 시장에 안착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올해 미국에 텔루라이드와 쏘울 후속 모델을 포함한 신차 4종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중국에서도 새롭게 선보이는 K3, KX3를 앞세워 작년보다 판매량을 4만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주 본부장은 "9월 첫 양산을 목표로 하는 인도에서는 새로운 소형 SUV SP2를 첫 차종으로 투입해 조기에 안착하겠다"면서 "재고 정상화와 인센티브 및 판촉비 효율화 노력도 병행해 올해를 성장궤도에 재진입하는 턴어라운드(개선)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기아차는 중장기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내부에 원가절감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