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체감경기 여전히 냉랭…생활형편·가계수입 4개월째 비관

한은, 1월 소비자심리지수 97.5
새해 들어서도 국민의 체감 경기는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비관론이 4개월째 낙관론을 크게 앞서고 있다. 경기 전망 기대감은 연말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2017년 초 탄핵정국 당시 수준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또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임금수준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늘었지만 가계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한국은행은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7.5로 나타났다고 25일 발표했다. 100 이하면 현재 경기 상황 및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CCSI는 작년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하락한 뒤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107.9, 6월에는 105.4였다가 7월 100.8로 급락했고 10월부터 4개월째 100을 밑돌고 있다. 1월 지수는 지난해 12월(96.9)보다 0.6포인트 상승했지만 체감 경기가 나아졌다고 보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소비자는 임금은 더 오를 것으로 봤다. 1월 임금수준 전망 CSI는 최저임금 급등 심리가 반영되면서 122를 나타냈다. 지난달보다 3포인트 올랐다. 급등한 최저임금이 적용된 초기인 지난해 2월(123) 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소비자는 가계소득은 더 줄고 생활 형편도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봤다. 가계수입 전망 C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98을 나타냈다. 생활형편 전망 CSI는 전월과 같은 91이었다. 취업이 부진하고, 물가 부담은 커지고, 향후 경기는 안 좋을 것이란 판단에서다.이번 조사에서 취업기회 전망 CSI는 78, 향후경기 전망 CSI는 76으로 100을 크게 밑돌았지만 향후물가 전망 CSI는 145에 달했다. 앞으로 1년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복수응답)은 공공요금(50.0%), 농·축·수산물(33.7%), 개인 서비스(32.7%) 등이 꼽혔다. 소비지출도 여전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1월 소비지출전망 CSI는 지난달과 같은 109였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