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하면 임플란트 실패 위험 10배…시술 받은 후 2개월 이상 금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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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아 을지대 을지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하루에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윤모씨(45)는 6개월 전 어금니 두 개를 임플란트로 바꾸는 시술을 받았다. 치과의사는 시술 후 2개월 정도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주의사항을 알려줬다. 하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수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담배를 피웠다. 최근 이식한 임플란트가 흔들려 치과를 찾은 그는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임플란트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끊지 못한 담배였다.
흡연 때 생기는 유해물질이 임플란트와 뼈 붙는 것 방해
흡연자 실패율 15.8% 달해
담배를 피우면 암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새해 금연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치아건강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정아 을지대 을지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사진)는 “흡연은 치아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치주질환 치료와 임플란트 시술 등의 성공률을 낮춘다”며 “장기간 치과 치료가 필요하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했다.
흡연하면 풍치 같은 잇몸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담배 주성분인 니코틴 때문에 치아 색깔도 누렇게 변한다. 담배를 끊더라도 양치질만으로는 원래 색깔로 돌아가지 않는다. 원래 치아 색을 찾으려면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 임플란트 시술 성공률이 낮아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비흡연자의 임플란트 실패율은 1.4%지만 흡연자 실패율은 15.8%까지 치솟았다. 담배 연기가 치아와 잇몸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면 잇몸이 계속 유해물질에 닿는다. 담배 연기 때문에 잇몸이 화상을 입는다. 반복되면 말랑한 점막 조직이 단단해진다. 이는 뼈가 자라는 것을 방해한다.흡연은 침샘에도 영향을 준다. 침이 잘 나오지 않아 입이 마른다. 침은 입속 세균을 쓸어내리는 역할을 한다. 입안이 마르면 세균을 쓸어내리지 못해 충치나 잇몸병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니코틴과 같은 유해성분이 들어오면 말초 혈관이 수축한다. 혈액이 제대로 돌지 않아 몸속 면역 기능이 약해진다. 세균에 감염되기 쉬운 몸 상태가 된다. 흡연자가 오랫동안 잇몸 치료를 받거나 외과 수술을 받은 뒤 담배를 끊지 않으면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 회복 기간이 길어지고 염증이 생길 위험도 높다.장기간 치료하고 관리해야 하는 임플란트 수술에 실패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흡연이다. 담배를 피울 때 생기는 물질이 임플란트 금속과 뼈가 단단하게 붙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임플란트 시술 전 골이식이 필요한 환자도 마찬가지다. 담배를 피우면 이식한 부분에 골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실패율만 높아진다.
임플란트를 오랫동안 잘 쓰려면 시술 1주일 전부터 금연해야 한다. 임플란트를 심은 뒤에 임플란트 금속과 뼈가 붙을 때까지 금연해야 한다. 대개 시술 후 2개월 정도다. 입속 조직을 절개하는 수술을 받을 때도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담배를 끊어야 한다.
이 교수는 “임플란트를 오랫동안 잘 사용하려면 수술 전 의료진이 처방한 대로 예방적 항생제를 복용하고 시술 전후 주의사항을 잘 따라야 한다”며 “수술을 해야 하거나 장기간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흡연자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