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한국 축구의 험난한 아시안컵 도전사…계속된 악연

1, 2회 대회 우승 후 59년 동안 무관
손흥민 내세우고도 8강 탈락…굴욕사 한 페이지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렸던 한국 축구대표팀이 허무하게 8강에서 쓰러졌다.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3위 한국은 93위 카타르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하고 답답한 경기를 펼치다 후반 34분 결승 골을 내준 뒤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아시아 맹주라 자부하던 한국 축구대표팀은 아시안컵과 악연을 4년 더 이어가게 됐다.한국은 유독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다.

1956년 홍콩에서 열린 1회 대회와 1960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2회 대회에서 연거푸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이후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한국은 12년 만에 결승에 오른 1972년 대회에서 이란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고, 1988년 카타르 대회 결승에선 사우디아라비아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우승을 놓쳤다.이전 대회인 2015년 호주 대회에선 개최국 호주와 연장 혈투 끝에 1-2로 석패해 아쉽게 준우승을 거뒀다.

굴욕적인 경기도 많았다.

1996년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8강 이란과 경기에선 2-6으로 대패하며 큰 충격을 안겼다.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박종환 감독이 경질되는 등 여파가 대단했다.

이번 대회도 한국의 아시안컵 굴욕사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아시아 최고 스타인 손흥민(토트넘)을 보유하고도 준결승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카타르에 또 진 것도 뼈아프다.

한국은 2년 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에서 카타르에 2-3으로 발목을 잡히며 뿌리째 흔들린 경험이 있다.

카타르전 패배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됐고,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은 사퇴했다.

한국은 2년 전 악몽을 복수하겠다며 호기롭게 이번 카타르전을 준비했지만, 다시 한번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유독 아시안컵 성적이 워낙 좋지 않은 탓에 '가짜 금메달의 저주'를 빨리 풀어야 한다는 농담성 이야기도 나온다.

대한축구협회는 1960년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자 AFC로부터 지원받은 돈으로 금메달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나눠줬는데, 저가로 제작한 탓에 도금이 벗겨지는 등 문제가 생겼다.

당시 선수들은 이에 항의하며 '가짜 금메달'을 반납했다.

축구인들 사이에선 이때 사건이 저주로 남았다는 속설이 있다.

축구협회는 새 금메달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축구 원로들의 요청에 따라 2014년부터 생존자와 가족 등에게 새로 만든 금메달을 전달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몇몇 유가족들에게 금메달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그러나 이번에도 우승 트로피는 들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