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예술단 베이징 공연 '북중친선 강조'…핵 관련 내용 없어

북중 수교 70주년 맞아 양국 우호·사회주의 우월성 부각
공연 소개 팸플릿에 시진핑·김정은 악수 장면 등장
김유경 등 北공훈배우 총출동…탭댄스·가무·관현악도 선보여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친선 예술단이 방중 공연에서 북·중 친선을 강조했으며 핵 관련 내용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27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북한 예술단의 26일 베이징(北京) 국가대극원 공연 팸플릿에 따르면 이번 공연 제목은 '북한 친선예술대표단의 중국 방문 공연'이었다.

전반적인 내용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의식한 듯 양국 우호 관계를 강조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으며 북한 정권을 찬양하고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팸플릿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는 사진과 더불어 북·중 친선의 영원함을 강조하는 노래 가사가 실려 양국 간 전략적 밀월 관계도 과시했다.관심을 모았던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등 선군 정치를 자랑하는 내용은 전혀 보이지 않아 북한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도 반영했다.

팸플릿에는 수석지휘자인 인민 예술가 장룡식, 지휘자 류현호, 김충일 등이 소개됐으나 사실상 이번 공연을 이끈 현송월 단장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 공연은 군복 차림의 북한 공훈 국가합창단이 맨 먼저 나와 '조중 친선은 영원하리라'는 서곡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팸플릿에는 공훈 국가합창단이 북한의 국보적인 예술단체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당과 국가 정책을 대변하고 사회주의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공훈 국가합창단 소개 페이지는 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인까지 담겨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북한 인민배우 서은향과 김주옥이 나와 '장강의 노래'라는 중국 곡을 불렀고, 공훈 배우 김유경, 류진아, 송영은 '우리의 국기'라는 곡으로 실력을 뽐냈다.팸플릿에 나온 '우리의 국기' 가사를 보면 북한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 기대가 가득 담겨있다.

북한 예술단은 '공산당이 없으면 새 중국도 없다', '사회주의 좋다'는 중국 노래를 소화했으며, 김경희는 '사회주의 너를 사랑해'를 불렀다.

아울러 예술단은 중국 노래인 '나의 중화민족을 사랑하네', '나의 조국', '군항의 밤', '영웅 찬사', '붉은 기 펄펄' 등을 연이어 소화했다.
북한 가야금 연주가 강지혜는 '아리랑'을 연주했고 리혜연 등은 '달려가자 미래로'라는 주제로 가무도 선보였다.

이어 탭댄스 '청춘 시절', 북한 노래 메들리인 '사회주의 지키세', '사회주의 전진가', '사회주의 오직 한길로' 등이 공연됐다.

공훈 배우 김유경은 여성 독창으로 중국 노래 '새 세계'를 불렀다.

북·중 관계 강화 기대를 담은 관현악 '친근한 선물'과 중국 노래 '오늘밤을 잊지 못하리'를 끝으로 1시간 30분간의 공연은 마무리됐다.

공연에서 노래가 끝날 때마다 2천여명의 관객에 열렬한 박수가 터졌으며, 한 관객은 "근래 보기 힘든 매우 환상적인 공연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공연은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됐으며 27일과 28일에도 같은 시간에 공연이 이뤄질 예정이다.

중국 매체 중에서는 신화통신만 북한 예술단의 26일 공연 사실을 전하면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연으로 이번 공연으로 북·중 양당 최고 지도자의 중요한 공감대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 교류 행사로 양국 전통 우의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현송월 단장이 이끌었던 북한 모란봉 악단이 지난 2015년 12월 방중했으나 공연 직전 핵 및 탄도미사일 발사 영상을 빼달라는 중국의 요구에 반발하며 급거 귀국, 이후 북·중 관계가 상당기간 경색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