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1월 코스피 순매수 3조 육박…베어마켓 랠리 高高

"2월엔 속도 조절" vs "상반기까지 반등"

코스피가 외국인의 매수세를 업고 반등 흐름을 이어가면서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가운데 반등 장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1월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이미 3조원에 육박, 1년 3개월만의 최대 수준이 됐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5일 2,177.73으로 장을 마쳐 올해 들어 136.69포인트(6.70%) 상승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0월10일(2,228.61) 이후 석달 보름 만의 최고치에 올랐다.무엇보다 외국인의 강한 '사자'세가 상승 동력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천2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월별 순매수 금액으로는 2017년 10월의 2조9천759억원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7천655억원, 1천715억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외국인들이 많이 사들인 종목(우선주 제외)을 보면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이 1조3천439억원으로 1위였고 SK하이닉스(7천195억원)가 2위로 반도체 대형주에 외국인들의 주문이 집중됐다.

이 영향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이 기간 3만8천700원에서 4만4천750원으로 15.63%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23.31% 뛰어올랐다.또 한국전력(1천785억원), SK(979억원), LG화학(966억원), 삼성SDI(955억원), 현대건설(904억원), 대림산업(814억원), LG디스플레이(807억원) 등도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등 작년 4분기 글로벌 증시 급락을 촉발한 불안 요인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저평가된 신흥국 증시의 매력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한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우려가 완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신흥국에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특히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큰 한국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선진 시장의 패시브 매도 자금이 신흥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로 이어졌다"며 "급격한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조만간 안정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스피 반등이 1분기, 길게는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희박하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 회의 등 이벤트도 있어 당분간 안도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기 DB금융투자 투자전략파트장도 "중국의 경기 부양책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자제, 그에 따른 달러화의 완만한 약세 전환 등을 고려할 때 신흥국 시장에 자금이 쏠릴 것"이라며 "상반기까지는 최근 증시 반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신흥국 증시를 둘러싼 불편한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익 추정치 하향조정이 종료되는 국면에서 주가수익비율(PER) 고점은 10∼11배이고 이를 적용하면 코스피가 2∼3분기께 2,300∼2,400선까지 도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매수와 지수 상승세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도 있다.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2,170대까지 올라오면서 가격 메리트가 조금씩 줄고 있다"며 "1월에 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와 2월에는 속도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고 당분간 2,200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