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봄, 새벽 - 한명희(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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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봄, 새벽
시를 쓰는 내가 좋고
시를 쓰는 나를 좋아하는 내가 좋고
나도 이런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도 하는구나
깨닫는 게 좋고
그 깨달음을 준 게 시라는 게 더욱 좋고
뭐랄까 시가 자꾸 써질 것 같은 느낌이 좋고
느낌이 좋아서 좋고
좋다고 자꾸자꾸 말하니 좋고내가 미쳐가는 것은 아닌가 싶은
봄, 새벽
-시집 《꽃뱀》(천년의시작) 中
우울하고 짜증 나는 이에게 읽어주고 싶다. 쉽다. 긍정적이다. 누런 하늘에 황사, 미세먼지가 두껍게 끼어 있다. 우리의 마음도 그 모양이다. 시원하고 유쾌하고 신나는 일이 그립다. ‘좋다’는 말을 자꾸 들으니 좋다. 봄은 아직 말 없지만 봄 같다.
문효치 시인 <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