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편에 선 러시아…과이도 손 들어준 미국

위기의 베네수엘라

국제사회 균열 이면엔 '이익 챙기기' 노림수
베네수엘라 사태를 두고 미국 등 서방국과 러시아·중국의 대결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과 대다수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및 반정부 시위대를, 러시아와 중국 등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과이도 국회의장과 마두로 대통령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각국의 군사적·경제적 이해에 따라 갈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와 중국에서 전체 무기의 80%가량을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는 마두로 정권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베네수엘라에 용병을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미국과 함께 반정부 시위대 편에 선 영국은 마두로 정권이 영국중앙은행에 예치한 12억달러 규모의 금 자산을 동결했다.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정권 시절부터 러시아·중국 등과 전방위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2014년 국제 유가 하락으로 베네수엘라 경제가 난관에 봉착하자 러시아의 베네수엘라 지원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와 교역을 확대하는 한편 대규모 차관도 제공했다. 2018년 러시아와 베네수엘라의 교역 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러시아가 현재까지 베네수엘라에 투자한 금액은 41억달러(약 4조6000억원)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 유전개발을 위한 합작투자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들이 추진 중인 유전개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에서 연 900만t의 석유를 직접 생산하게 된다. 이는 베네수엘라 연간 산유량의 7%를 차지하는 양이다.중국과의 관계도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하게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베네수엘라에 550억달러(약 61조6500억원)의 차관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로부터 싼값에 석유를 제공받아 부채를 상환받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마두로 정권에 50억달러를 추가로 빌려주기로 약조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