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남북회담 한우물’ 황정주, 전문직 공무원 출신 고위공무원 1호

“‘100리를 가는 사람은 90리를 50리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남북회담 분야에서 장기간 재직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습니다.”

특정 분야에서만 근무하는 전문직공무원 중 처음으로 고위공무원이 나왔다. 주인공은 황정주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대표(53·사진)다. 통일부와 인사혁신처는 28일 황 대표를 통일부 남북회담지원과장에서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대표로 발령했다.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대표는 남북 당국 간 열리는 회담에서 대표 역할을 하고, 회담 전략 자문을 담당하는 통일부의 주요 직위다. 황 대표는 1988년 통일부 남북대화사무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14년 동안 남북회담 부서에서만 근무했다. 남북회담 1과장과 2과장으로 재직할 때 남북고위급회담, 군사회담 등을 담당했으며, 이산가족과장을 맡았을 때는 금강산 면회소 건설, 이산가족상봉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그는 인사혁신처에서 2017년 전문직공무원 제도를 도입한 후 그해 5월 일반직에서 전문직공무원으로 전환했다. 전문직공무원 제도는 순환보직을 하지 않고 특정 분야에서만 근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 통일부(남북회담), 행정안전부(재난관리), 산업통상자원부(국제통상), 인사처(인재채용), 환경부(환경보건·대기환경), 금융위원회(금융업 감독) 등 6개 부처에서 전문직공무원 99명을 운영하고 있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은 “황 대표는 본인 전문분야인 남북회담 분야에서 업무 전문성을 살리고 전문가로 인정받아 고위직에 오른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제2, 제3의 황정주 사례가 배출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