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노년 운동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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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2
이순국 < 상명대 특임교수·체육학 박사 sh.subic@gmail.com >노화에 따르는 신체기능 감소를 운동으로 중지 혹은 지연시킬 수 있을까? 이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그동안의 연구 결론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단언할 수 없다.
다만 70대인 필자를 피험자로 적당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의 조합을 통해 실험한 결과 운동을 시작한 뒤 키도 크고 심장 기능도 강해졌음은 물론 근력이 증가하고 골밀도까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신체 나이만 따지면 전보다 젊어졌다.먼저 운동한 뒤 키가 커졌다. 일반적으로 40대 이후부터는 10년마다 키가 1㎝씩 줄어드는데 필자는 오히려 운동 시작 후 5년간 1㎝ 늘어났다. 평균 감소치를 적용하면 사실상 1.6㎝가 큰 셈이다. 턱걸이와 중량 운동(weight training)을 꾸준히 한 덕이다. 여기에 척수 사이에 있는 연골 모양과 길이 변화, 자세 교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키가 크는 결과를 일으킨 것이다.
두 번째로는 골밀도가 높아졌다. 나이가 들수록 골 손실이 발생해 쉽게 뼈가 부러지는데 필자의 2년간 기록을 보면 오히려 1.2% 골밀도 상승이 나타났다. 뼈가 튼튼해진 것이다. 근육량과 근력도 늘었다. 보통 고령자의 골격근 근육량이 1년에 1%가량 감소하는 데 비해 필자는 1년 동안 운동한 효과로 0.78% 증가했다. 근력이란 말 그대로 근육의 힘이다. 근력 증가율이 부위별로 10~15%로 고르게 나타나 치우침 없는 운동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심장박동수가 감소한 것도 변화 중 하나다. 심박수는 유산소 운동을 하기 전보다 전체적으로 일정하게 감소했다. 운동에 의한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1회의 심박출량을 증대해 결과적으로 심박수 감소를 불러온 것이다. 우리 몸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산소량인 최대산소섭취량은 증가했다. 필자의 최대산소섭취량은 2015년 40.32mL/min/㎏, 2017년 40.86mL/min/㎏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임은 물론 2년 동안 줄지 않고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평형성이 좋아졌다. 몸의 균형을 잘 잡는 것도 신체 나이를 알아보는 방법 중 하나다. 그중 대표적인 측정 방법이 ‘한쪽 다리로 서기’다. 2015년 1월부터 6월까지 꾸준히 연습한 결과 왼쪽 발은 63.5%, 오른쪽 발은 53.3% 증가했다.
물론 이런 결과는 전적으로 필자의 경우에 한정된 수치다. 객관적인 검증이 결여돼 있어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고령자의 장기 운동 효과에 대한 연구 자체가 부족한 현시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데이터가 참고가 되길 바란다. 노년의 건강을 위해선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