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훙바오?…카카오페이, 디지털 '세뱃돈 봉투' 서비스

붉은 봉투에 돈 주는 中 풍습
위챗·알리페이 사업 벤치마킹
카카오페이는 설 연휴를 맞아 세뱃돈 등 현금을 모바일로 보낼 때 설날 인사가 담긴 송금봉투로 포장해주는 서비스(사진)를 28일 선보였다.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이 내놓은 ‘디지털 훙바오(紅包)’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훙바오는 중국에서 세뱃돈 등을 넣는 붉은 봉투를 가리킨다.

이 서비스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카카오페이를 통해 송금할 때 ‘봉투 사용’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송금받은 사람이 내용을 확인하면 설날 메시지가 담긴 봉투가 나타난다. 봉투를 누르면 붉은색 복주머니가 쏟아져 나온다. 이 서비스는 다음달 10일까지 제공한다.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가족, 친지를 위한 현금 선물을 정갈한 봉투에 넣어 건네는 문화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반영한 것”이라며 “돈을 주고받을 때 한층 재미를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평소 ‘파이팅’ ‘고마워요’ ‘축하해요’ ‘옛다 용돈’ 등 다양한 송금 메시지와 축의금 및 부의금 봉투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기간에는 맞춤형 송금봉투를 한시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디지털 세뱃돈 문화는 ‘거지도 QR코드로 구걸한다’는 중국에서 먼저 활성화됐다. 중국 모바일페이 성장을 이끈 알리바바그룹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는 각각 2013년과 2014년 디지털 훙바오 서비스를 내놨다. 붉은색 봉투에 넣어 복을 전하는 중국의 풍습을 디지털화해 인기를 모았다. 텐센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춘제 기간에 7억6800만 명이 위챗페이를 통해 훙바오를 주고받았다.금융계와 정보기술(IT)업계는 카카오가 한때 위챗의 벤치마킹 모델이었다는 점에서 최근 역전된 상황을 씁쓸해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훙바오뿐 아니라 QR코드 결제, 간편 해외송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알리페이 등 중국 업체의 사업 모델을 따라 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의 2대주주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