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생체인식 기술, 앞으로 운전자 기분까지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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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이야기생체인식이란 하나 이상의 고유한 신체적, 행동적 특성을 바탕으로 사람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이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폭넓게 적용 중인 생체인식 기술은 2020년 이후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체인식 기술은 탑승자 감지, 음성인식, 제스처 컨트롤 등 자동차 분야에서도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프리미엄 차종 중심으로 적용되는 생체인식 기술은 2022년부터 소형차와 경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차량용 생체인식 기술이 현재 글로벌 300만 대 수준에서 연평균 40%씩 성장해 2025년에는 3400만 대의 차량에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차량용 생체인식 기술은 크게 원천기술과 응용기술로 구분된다. 지문, 심박, 뇌파, 안면인식 등의 원천기술로 운전자 인증과 운전자 상태 등을 파악하도록 응용하는 것이다.
생체인식 원천기술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범주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업계는 기존에 접촉식 센서 등을 통해 구현했던 혈압, 체온, 심박 모니터링 등을 자동차 주행 환경에 맞춰 초음파, 카메라 센서, 적외선 센서 등을 활용한 비접촉 방식으로 전환해 개발하는 추세다. 앞으로는 홍채를 통한 운전자 인증, 뇌파 인식 등을 통한 스트레스 분석도 가능해진다.
이러한 생체인식 기술은 업계에서 제도화와 표준화를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유럽 신차 안전 평가제도인 ‘유로 NCAP’는 졸음운전 여부를 판단하는 운전자 상태 감지 기능과 유아 탑승 감지 기능을 각각 2020년, 2022년까지 안전도 평가 항목에 반영할 계획이다현대모비스도 최근 세계 최초로 차량용 지문 인증 스마트키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는 등 생체인식 기술의 개발과 양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지문 인증 스마트키 시스템은 자동차 환경에 맞는 전장부품 신뢰성을 만족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데이터 암호화와 빠른 동작속도를 구현했다. 권영석 현대모비스 전자제어설계실장은 “그간의 스마트키 시스템 개발 경험을 활용해 인식 오류 확률은 10만분의 1 이하로 실현했다”며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세계 최초로 양산하게 되는 쾌거를 이뤘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감정을 인식하는 생체인식 기술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과 협업 중이다. 최근 현대모비스 스타트업 공모전(M.Start)에서 선발한 제네시스랩과 협업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제네시스랩은 영상분석과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운전자의 감정을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눈썹, 콧등, 입술 등 안면부의 70여 개 특징점을 파악하고 화자의 음성에 담긴 감정 상태를 함께 분석하는 방식이다. 경험이 누적될수록 성공률이 높아진다. 현재 글로벌업계의 감정인식 성공률이 평균 70% 전후에 불과한 반면 제네시스랩은 글로벌 최고 수준인 85%에 달한다.현대모비스는 이러한 감정인식 기술을 활용해 졸음운전이나 음주운전, 운전 불능 상태에 대한 감지와 기존의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조향과 제동 등 섀시제어시스템의 노하우를 살린 자율주행 갓길 대피시스템까지 구상하고 있다.
탑승자의 상태에 맞춘 자동선곡, 인테리어 조명 제어 등 자동차에 최적화된 인포테인먼트 기술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