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사업 원칙적 배제"…정부, 24조원대 23개 예타면제 사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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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지자체 신청 우선 선정정부가 29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는 총사업비 24조1000억원 규모의 23개 사업을 발표했다. 이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추진방안에 담겨 예타 면제 대상 사업을 의결하고 신속하게 추진하게 된다.
경남북 내륙 연결 남북내륙철도, 호남·강원 연결 충북선 철도 고속화 선정
대전트램 2호선·새만금공항 등도 통과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이 목표인 점을 고려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사업은 원칙적으로 제외했다.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되 사업계획이 구체화해 신속 추진이 가능한 사업 중에서 선정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성장격차가 확대되는 점을 감안해 지역의 성장발판 마련을 위해 전략적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정된 지방에서는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선정되지 않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발이 예상된다.철도, 도로사업은 올해 예산으로 기본계획을 추진하고, 연구개발(R&D), 공항 건설 등은 내년 예산에 반영한 뒤 추진한다. 이번에 포함된 사업들은 수도권과 경남북 내륙을 연결하는 김천∼거제 간 남북내륙철도 사업(일명 서부경남KTX), 경부와 호남고속철도가 합류하고 KTX, SRT가 교차하는 병목 구간인 평택∼오송 복복선화 사업 등이 있다.
지방자치단체 신청을 우선 고려하되 대체사업도 발굴했다. 거제, 통영 등 경남과 울산, 전북 군산, 전남 목포 등 고용·산업위기 지역을 추가했다. 수도권 사업은 원칙적으로 제외했지만, 예외적으로 도시철도 7호선을 접경지역인 포천까지 연장해 경기 북부 외곽에 철도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또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한 지역 전략사업 육성을 위해 선정된 여비 타당성 면제 사업은 3조6000억원 규모다. 전북 상용차 혁신성장과 미래형 산업 생태계 구축(2000억원), 광주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4000억원), 전남 수산식품수출단지(1000억원) 등이 대상이다.14개 시·도별로 48개 지역희망 주력산업을 지정, 해당 분야 지역 중소기업에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지역특화산업육성에는 1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시도별 스마트특성화 기반 구축에는 1조원이 예정됐다.
지역산업을 뒷받침할 도로·철도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한 예타 면제사업은 5조7000억원 규모다.석문산단 인입철도(9000억원), 대구산업선 철도(1조1000억원), 울산 외곽순환도로(1조원),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8000억원), 서남해안 관광도로(1조원), 영종∼신도 남북평화도로(1000억원), 새만금 국제공항(8000억원) 등이 대상이다.
전국 권역을 연결하는 광역 교통·물류망 구축을 위한 예타면제 사업도 선정됐다. 규모는 10조9000억원에 달해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수도권과 경남북 내륙을 연결하는 김천∼거제 간 고속 간선철도인 남북내륙철도(4조7000억원), 호남선과 강원권을 연결하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1조5000억원), 세종∼청주 고속도로(8000억원), 제2경춘국도(9000억원), 평택∼오송 복복선화(3조1000억원) 등이 대상이다.4조원에 달하는 환경·의료·교통 등 지역주민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사업도 있다. 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4000억원), 울산 산재전문공공병원(2000억원), 대전도시철도 2호선(7000억원), 도봉산 포천선(1조원), 동해선 단선 전철화(4000억원), 국도 위험 구간 개선(1조2000억원) 사업이 포함됐다.
정부는 제천∼영월 고속도로(1조2000억원), 문경∼김천 철도(1조4000억원), 경전선 광주 송정∼순천 전철화(1조7000억원) 등 타당성 점검이 필요한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했다.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등 민자사업에 대해서는 민자 적격성 조사를 추진한다.
예타란 총사업비 500억원·재정지원금 300억원 이상인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타당성과 경제성을 분석하는 조사다. 1999년부터 정부 의뢰로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조사를 시행중이다. 예타를 면제받으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재정사업이 경제성 평가를 거치지 않다보니 선정되지 않은 곳에서는 반발이 있을 수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