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면제] 23개 중 19개는 시·도 신청 사업…기준은 '지역균형'

인천시 GTX-B 등 수도권 사업은 원칙적으로 제외
29일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키로 한 사업은 총 23개(사업비 24조1천억원)다.17개 시·도가 신청한 33개 사업(총 사업비 81조5천억원) 중 19개(약 57%)가 받아들여졌으며, 4개 전국단위 사업은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예타를 면제하기로 한 사업이다.

정부는 국가균형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를 예타 면제 사업 선정의 우선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전국 권역을 연결하는 광역 교통·물류망 구축 예타가 면제됐다.사업비 기준으로 볼 때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10조9천억원 수준이다.

면제에 따라 남부내륙철도(4조7천억원)를 통해 수도권과 경·남북 내륙을 연결한다.

호남권과 강원권을 연결하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1조5천억원)를 추진한다.세종∼청주 고속도로(8천억원), 제2경춘국도(9천억원)도 예타 없이 추진된다.

전국 주요 고속철도가 통과해 병목현상으로 몸살을 앓는 평택∼오송에 3조1천억원을 들여 철로를 추가한다.

지역산업을 뒷받침하는 도로·철도 인프라도 확충한다.충남 서북부 산업단지에 9천억원을 들여 철도를 건설해 광양항 등 전국으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한다.

대구국가산단 등 산업단지와 연결하는 철도망을 이어 도시철도 등과 연계해 출퇴근 편의를 제공한다.

이 사업에는 1조 1천억원이 투입된다.

경부선, 동해선, 국도 31호와 연결하는 울산 외곽순화도로도 건설된다.

이에 따라 도심 교통혼잡을 해소하고 18개 산업단지와 연계를 강화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사업비 8천억원이 들어가는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도 물류비용 절감 효과가 생겨 지역기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신안과 목포, 여수 등을 잇는 서남해안 관광도로(1조원), 인천 영종도와 옹진군을 연결하는 남북평화도로(1천억원)는 도서지역과 내륙을 연결해 해안선 관광벨트 조성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8천억 원짜리인 새만금 국제공항을 통해 전북권 국제공항이 조성된다.

이를 통해 인접 국가와 접근성이 향상돼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로 도약할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 3조6천억원을 지역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지역전략산업도 육성한다.

전북에 2천억원을 들여 상용차 산업혁신에 나서고, 광주에는 4천억원을 투입해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단지를 만든다.

전남에는 수산식품수출단지를 1천억원을 투자해 조성, 수산식품의 고부가가치화를 꾀한다.

14개 시·도와 연계하는 전국단위 R&D에 1조9천억원을 투입하고, 1조원을 들여 시·도별 55개 국가전략산업을 지정해 지역 거점별 성장을 추진한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업비 4조원에 달하는 6개 사업이 예타 대상에서 면제됐다.

4천억을 들여 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을 현대화한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 증가에 따라 처리 용량을 늘리고 시설을 지하로 매립한다.

중증 산업재해 환자 전문인 공공병원을 2천억원을 들여 울산에 짓는다.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 지역 주민을 위해 교통망도 확충한다.
대전시 5개구 전역을 순환하는 트램(7천억원), 서울도시철도 7호선을 포천까지 연정하는 도봉산 포천선(1조원)이 추진된다.

비전철로 공사 중인 포항∼동해 구간은 4천억원을 투입해 전철화해 부산∼강릉까지 고속 운행한다.

이 밖에 급경사 등으로 사고 위험이 큰 전국 국고에 1조2천억원을 들여 개선한다.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이번 예타 면제 취지에 따라 서울·경기·인천이 추진한 사업은 원칙적으로 제외했다.

서울시 동부간선도로 확장, 인천시 GTX-B 건설사업, 신분당선 수원 호매실 연장사업 등은 예타를 거쳐야 한다.정부 관계자는 "과거 30대 선도 프로젝트나 4대강 사업과는 달리 사회간접자본(SOC) 외에도 R&D 투자 등 지역 전략산업 육성 관련 사업도 다수 포함됐다"며 "중앙정부 주도가 아니라 지역이 주도해 제안한 사업을 중앙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