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사그라 든 '롱패딩' 열풍…프리미엄 패딩은 날개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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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블랙야크 등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2017~2018년 겨울 시즌 롱패딩 열풍을 주도했다. 39만원이나 하는 ‘레스터’ 한 모델만 20만장 가량 팔았다. 국내 롱패딩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번 겨울 시즌을 앞두고 디스커버리는 롱패딩 물량을 두 배로 늘렸다. 또 한 번의 ‘롱패딩 특수’를 기대했다.
롱패딩 재고 두 배 늘렸는데 판매는 절반에 불과
춥지 않은 겨울 탓에 수요 감소한 영향
수입 명품 패딩은 매출 20~30% 껑충
몽클레르 국내 매출 작년 처음 1000억 돌파한 듯
하지만 기대와 달리 롱패딩은 잘 팔리지 않았다. 준비한 40만장 중 이달까지 팔린 것은 절반을 조금 웃돈다. 패션 업체들이 봄 상품을 속속 출시하는 상황에서 설 명절 이전 재고를 털지 못하면 ‘헐값’에 시장에 내놔야 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작년 11~12월 디스커버리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9%나 떨어졌다”며 “아웃도어 브랜드 상당수가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디스커버리, 백화점 매출 10% 넘게 하락
지난 겨울 시즌 국내 패션·유통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롱패딩 열풍이 이번 겨울에는 확 사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 업체들은 재고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디스커버리를 비롯, 블랙야크 라푸마 아이더 등 작년 롱패딩 트렌드를 이끌었던 아웃도어 브랜드의 올 겨울 매출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롱패딩 열풍의 수혜를 가장 크게 봤던 디스커버리의 부진이 두드러진다.이 브랜드는 롱패딩을 비롯한 패딩류 70만장을 이번 겨울 시즌에 준비했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 재고 소진율이 70% 가량이라고 밝히고 있다. 20만장 넘게 아직도 팔리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가격대가 높고 물량이 많은 롱패딩 재고가 특히 많다. 백화점 등 주요 채널에서 판매가 부진해서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빅3 백화점’에서 디스커버리의 이번 겨울 시즌 매출은 평균 10.5% 줄었다. 작년 11~12월엔 매출이 20% 가까이 빠진 백화점도 있다. 한 백화점 판매 사원은 “작년에는 롱패딩을 갖다 놓기가 무섭게 팔려 나가 매장마다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는데, 올해는 물량을 털어 내느라 비상”이라고 말했다.
디스커버리 뿐만이 아니다. 라푸마는 주요 백화점에서 20% 정도 매출이 빠졌고, 블랙야크도 4~6%대의 ‘역성장’을 했다. “물량을 두 배로 늘린 만큼 작년 수준의 판매만 이뤄져도 선방하는 셈”이라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체감하는 매출 부진은 더 심각하다. 수요 예측을 잘못해 작년 보다 롱패딩 생산량을 1.5~2배 가량 늘린 탓에 업체마다 최소 10만장 안팎의 롱패딩 재고를 들고 있다. 세일 기간이 아닌데도 백화점에서 10~30% 할인 판매하는 이유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지나치게 롱패딩에 의존한 탓에 낭패를 봤다”고 털어놨다.
고가 수입 브랜드만 패팅 특수 누려
패션·유통 업계에선 날씨 탓을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패딩이 본격적으로 팔리는 11월 서울 평균 기온이 작년에는 7.8도였다. 2017년 5.6도 대비 2.2도 높았다. 12월 기온도 2017년 -1.9도에서 -0.6도로 올라갔다. ‘춥지 않은 겨울’은 추울 수록 잘 팔리는 롱패딩 매출에 큰 타격을 줬다는 것이다.패션 전문가들은 소비 트렌드 변화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올해는 롱패딩 열풍이 프리미엄 수입 패딩으로 옮겨갔다. 몽클레르 에르노 무스너클 노비스 파라점퍼스 등 100만원을 훌쩍 넘는 수입 브랜드가 인기였다. 작년 12월부터 올 1월 28일까지 국내 3개 백화점 평균 프리미엄 수입 패딩의 매출 증가율은 평균 22.4%에 달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관에선 이들 브랜드 매출이 30.5%나 뛰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9일부터 닷새간 본점에서 수입 패딩을 할인 판매했는데, 첫 날 주요 제품의 재고가 동이 날 정도로 소비자가 몰렸다”고 전했다.
몽클레르 국내 판권을 보유한 몽클레르신세계의 경우 작년 매출이 처음 1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업계에선 본다. 2017년 809억원 대비 25% 이상 매출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재광/민지혜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