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구제역 살처분 숫자 혼선…31마리 차이 왜났나?

안성시 "전산상 126마리 사육…실제 사육두수는 95마리"
시 "농장주가 신고 불이행한 듯"…이유는 파악도 못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안성 금광면의 젖소 사육 농가에서 살처분된 젖소는 126마리가 아닌 95마리인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31마리가 차이 나는 것은 안성시가 해당 농가의 실제 사육두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축산물 이력제도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난 28일 해당 농가가 젖소 126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이 중 20마리가 의심 증세를 보였으나 예방 차원에서 126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시 방역팀이 살처분하는 과정에서 해당 농가 실제 사육두수는 31마리 모자란 95마리임을 확인했다.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전산상 해당 농가는 126마리를 키우는 것으로 집계돼 있다"며 "이는 농장주가 지난해 10월 25일 마지막 신고한 가축 이력인데, 이후 변동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장주가 축산물 변동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사육두수가 틀린 사유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가축 및 축산물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약칭·축산물이력법)에 따르면 농장경영자는 가축 출생, 폐사, 거래 등 변경 사항이 있을 경우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 500만원 이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농장주가 제대로 신고하지 않더라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전산상 사육두수와 실제 사육두수가 차이 나는 것은 비일비재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구제역 사태가 벌어진 안성 금광면 농가에서 살처분된 젖소 수가 95마리가 아닌, 126마리로 경기도와 농림부 공식 자료에 보고됐고, 언론 보도에도 활용됐다.시 관계자는 "통계가 중요하긴 하지만 변동 사항을 현장 조사하지 않기 때문에 사육두수가 틀린 것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일단 방역이 먼저니, 추후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