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신청한 이명박 前대통령…"재판부 바뀌어 구속 만료전 재판 불가"

고령에 건강악화도 영향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78·사진)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허가를 청구했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서울고등법원에 보석허가청구서를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이 전 대통령 측은 “피고인의 구속 기간 만료일이 55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다음달 14일에 새로운 재판부가 꾸려진다”며 “새 재판부가 구속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10만 페이지 이상 사건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피고인에게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선 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을 맡고 있는 김인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인사에서 법원행정처 차장에 임명됐다. 재판부가 바뀌는데도 구속 기간 만료 전에 선고해야 한다고 무리하게 사건 기록을 검토해서는 안 된다는 게 변호인단이 이 전 대통령의 보석을 요청하는 배경이다.

변호인단은 “아직도 5~6명의 핵심 증인을 포함해 최소한 10명 이상을 추가로 증인신문해야 한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리를 하는 게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나,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나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변호인단은 또 보석의 이유로 이 전 대통령의 건강을 들었다. 변호인 측은 “이 전 대통령이 수면무호흡증 때문에 얼마 전부터는 양압기를 구치소 내로 반입해 잘 때 양압기를 착용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 수감된 지 4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수면무호흡과 당뇨질환 등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보석 신청은 30일 열릴 재판에서 재판부가 검사의 의견을 들은 뒤 이후 결정된다. 통상 법원의 보석 신청 허가 비율은 30%대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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