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찰스 아이브스 '대답 없는 질문'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미국 출신 작곡가 찰스 아이브스(1874~1954)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미국 예일대에서 작곡을 전공했지만 정작 사회에 나와선 보험판매회사를 설립해 큰돈을 벌었다. 작곡은 쭉 계속했으면서도 돈을 들여 자작곡 콘서트를 여는 일은 꺼렸다. 그래서 이름을 알리는 데 오래 걸렸다. 하지만 유럽과 교류 없이 무조, 복조, 복합리듬 등의 기법을 독자적으로 구사한 미국 최초의 세계적 작곡가로 결국 추앙받게 된다.

‘대답 없는 질문’(1908)은 그의 대표곡이다. 신비로운 현악 합주 위에 독주 트럼펫이 무조음악 스타일로 질문을 던진다. 목관악기들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지만 질문의 답은 못 되는 것 같다. 현은 여전히 신비롭게 흐르고 트럼펫의 질문은 계속된다. 아이브스는 곡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존 차원의 질문으로 들리기에 답을 몰라도 현대인의 심금을 울린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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